김현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7일 “한반도 통일의 방식은 북한 주민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을 비롯한 제15기 미주지역 평통 출범식 참석차 방미한 김 수석부의장은 이날 저녁 한강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방안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 수석부의장은 동서독의 통일 사례를 들며 “독일은 흡수통일이 아니라 동독 주민들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의회서 결의하는 자발적 방식으로 통일했다”며 “한국에서도 흡수통일은 있을 수 없다”고 소프트 랜딩 방식의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남북관계는 민족 간의 특수한 관계인만큼 통일운동은 기도운동과 유사한 정신운동이 돼야 한다”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모두 통일운동에 참여해야 하며 (통일은) 민족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관계는 (현재 어렵더라도) 늘 희망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 동포들에 평화와 자유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가 멀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는 게 평통의 임무”라고 말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통일 이후의 시대를 감안해 북 동포들에게 나눔의 따뜻함을 실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은 중요하다”며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더 많은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수석부의장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만큼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를 그냥 뛰어넘길 수는 없다”며 북한의 적절한 사과조치가 사전에 필요함을 지적했다.
김 수석 부의장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비판하면서도 개성공단의 효용성은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난 10년의 정부에서) 인류역사상 분단관리 비용으로 그만큼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인 적은 없었다”며 “그래도 북한의 빈곤과 식량문제가 해결됐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수석 부의장은 그러나 “북한은 멀리 중국까지 가서 개혁, 개방을 배울 이유가 없으며 개성에 오면 된다”며 “월 3천만 달러어치를 생산하고 북의 근로자 4천600명이 일하는 등 개성공단은 가장 성공적인 남북 합작사업”이라고 평했다.
그는 “우리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 독일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효과적으로 통일을 할 수 있다”며 “남북한이 하나가 되면 4대 강국을 빼놓고 다음 순위의 파워를 가진 대한민국이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난 6월 취임한 김 수석부의장(72)은 충남 당진 태생으로 한국외국어대를 나와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4선 경륜을 쌓았다. 특히 두 차례나 국회 외무통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보수단체인 국제외교안보포럼 이사장을 지내며 국제사회에서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여왔다.
김 수석부의장은 오늘 열리는 워싱턴 출범식에 이어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 시카고, 토론토 등 8월초까지 미주지역 출범식에 잇따라 참가할 계획이다.
워싱턴에서는 17일부터 20일까지 체류하며 한인교회협의회, 유학생, 재향군인회, 노인회 대표들과 연쇄 간담회를 갖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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