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업 (자유기고가)
한국 어느 여자 수도회에서 몇 분의 수도자가 암 투병 생활을 하는데 그들을 위한 특별음식이 나오면 “암환자 수녀님들 모이세요”하고 부르는 소리가 싫어서 ‘찔레꽃 모임’을 만들어 자기들을 ‘찔레꽃’ 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고 한다.며칠 지나 호기심으로 그곳을 찾아가 찬찬히 살펴 보았다. 듣던 대로 억센 생명력으로 서로 강하게 결속하여 예리한 가시가 나온 가지로 겹겹이 싸고 싸서 뚫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한 담을 만들어 자기를 보호하고 있는 듯 했다. 반 타원형으로 가지가 뻗어가며 꽃을 피우고 있는데 향기가 너무나 청아했다.
주위에는 근래 유난히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느 대학 병원에는 건물 전체가 암 병동으로 되어 있고 암 종류에 따라 각 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어쩌다 이 병동의 엘리베이터를 타면 암 환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의외로 젊은 환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보호자나 환자 모두 핏기가 없고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는 체념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고통과 공포, 비관과 외로움을 품고 살아가는 찔레꽃들. 지금 병 없이 사는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축복임을 알고 있는지. 오늘 속에 숨어있는 생활의 가치를 찾으며 살고 있는지. 병마에 시달리며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웃 환자들에게 위로를 주며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쓰고 또 행동으로 배려하고 있는지...
우리는 삶을 기쁘게 살지 못하게 방해하며, 무기력하게 만들고 빛을 향해 못 나가게 하는 원인을 찾아야 될 것이다. 건강하게 살고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면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고 자제력이 있으며 적절한 운동과 영양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선천적으로 허약하고 유전적 병이 있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될 수 없겠지만 살아오면서 병을 얻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평생 사는동안 병치레 없이 살아갈 수는 없다. 온갖 질병으로 긴 세월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들, 생사의 갈림 길에
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람들에게 신이 그들을 선택하여 밝고 건강한 세상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빈다.
작년 8월 칠레에서 광부33명이 지하 700m 갱 속에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구조되어 세상으로 돌아와 부르짖는 첫마디가 “지하에서 나는 악마와 신과 함께 있었다. 신이 나를 선택했다” 그때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끈질기고 믿음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지상으로 다시 돌아오는 구조장면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전율했던가!수녀들 자신도 ‘암환자’ 라는 호칭이 싫어서 꽃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했다. 오늘 저녁 ‘찔레꽃 모임’ 수녀들의 식탁엔 무엇이 올랐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