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한도 증액 합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전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3일 뉴욕증시가 소폭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들의 어두운 표정이 현 미국 경기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는듯 하다.
미국 경제에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연방정부가 부채 한도 증액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고 간신히 디폴트를 모면했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기대했던 실물 경기의 둔화는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블딥(경기 회복 이후 다시 침체 국면으로 빠지는 상황)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채 한도 증액 합의는 연방·주·시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경기에 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이런 위기감은 증시에서 여실히 드러나면서 2일 다우지수는 265포인트 넘게 급락, 심리적 저지선인 12,000 선이 무너졌다. 증시는 3일 다우지수가 29.82포인트 상승하면서 8 거래일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비관적이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여전
성장 둔화… 장기불황 가나
▲실물 경제 회복 안돼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실물 경제는 위축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9%를 넘어서고 있고 소비자 신뢰는 거의 2년반래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7월중 해고된 미국인은 6만6,414명으로 지난 16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에 불과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치 1.8%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1분기 성장률은 1.9%에서 0.4%로 대폭 하향 조정됐고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3.1%에서 2.3%로 조정돼 미국 경제 상황이 이전에 발표됐던 지표보다 더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제조업 지수는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 제조업 지수는 50.9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았다. 7월 제조업 지수는 전월의 55.3은 물론 시장의 전망치 54.5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공장주문 실적 역시 6월에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역시 2년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6월 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2% 줄어 2009년 9월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강등 경고 계속
이번 부채협상에서 디폴트 시한에 쫓기며 벌인 협상 과정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으며 타결안의 내용도 시장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일단 무디스와 피치는 2일 미국이 채무 한도를 높이고 재정 감축 프로그램을 마련
한 것을 일단 평가하면서 미국에 부여해온 최고 등급을 유지한다고 각각 밝혔다.
무디스와 피치는 그러나 미국이 최고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정을 과감하게 감축해야 한다면서 추후 등급 강등이 가능한 ‘부정적 관찰 대상’이란 점을 일제히 강조했다.
▲연방정부·FRB 대안 부재
문제는 앞으로다.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심리에 이어 제조업 경기와 소비지출까지 위축되고 있지만, 미국이 경기 둔화를 해결할 마땅한 정책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부채 협상 이후 정부 지출이 줄어들면 경기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도 부채 협상으로 정부 지출이 감소하면 저성장과 고실업률에 시달리는 경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통화 정책에도 한계가 있다. 이미 두 차례 실시한 양적완화 정책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다시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미 두 차례 실시된 양적완화 정책이 경제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점도 추가 양적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9일 열리는 FOMC 관심
오는 9일 소집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동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금융시장 일각에서 FRB가 3차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는 FRB가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 느슨한 정책 기조를 시장에 더 강하게 인식시키는 것과 채권을 추가로 매입하는 것, FRB 예치 시중은행 자금 금리 인하 및 인플레 목표치 상향 조정이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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