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한인”한인사회도 주목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인 2006년 8월2일 밤 워싱턴 DC의 번화가인 듀폰 서클. 고가의 타운하우스에서 중국계 로버트 원(Robert Wone) 변호사(32)가 칼에 찔려 죽은 채로 발견됐다.
그 집 주인과 당시 그곳에 머물고 있던 두 명의 친구들은 용의자로 몰려 재판을 받았지만 물증을 찾지 못해 풀려났고 로버트 원 살인 사건은 미제로 남아버렸다. 그러나 그날 밤 살해를 당한 로버트 원의 부인이 한국 여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인들 시선도 뒤늦게 사건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워싱턴 포스트가 4일자 1면에 부인 캐시 원 씨의 사진과 함께 그 사건을 자세히 다루자 도대체 왜 그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또 왜 경찰이 범인을 찾는데 실패했는지 크게 궁금해 하고 있다.
포스트에 따르면 한인 캐시 원 씨는 남편의 친구들이면서 용의자로 지목됐던 조셉 프라이스(40), 빅터 재보스키(45), 딜런 워드(40)를 상대로 2,000만 달러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가 합의를 한 상태. 캐시 원 씨는 “하루도 남편을 잊어본 적은 없지만 앞으로 살아갈 일에 전념하고 싶다”며 “앞으로의 40년은 좋은 일에 시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10월에는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한국에 갈 계획임도 밝혔다.
그렇다면 새삼 한인사회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는 살인사건의 실체는 무엇일까?
동성애자들인 세 명의 남성이 용의선상에 올랐던 이 사건은 큰 화제가 된 만큼 정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로버트 원의 주변 사람들이 웹사이트(www.whomurdered robertwone.com)를 만들어 놓고 지금까지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관심 있게 사건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세 사람의 용의자가 재판을 받을 당시 철저하게 묵비권을 행사했고, 사건이 종료된 후 프라이와 재보스키 커플은 150만달러에 DC내 타운하우스를 팔고 플로리다로 가버린 사실 등이 그 추측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사건이 일어난 날 로버트 원은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을 끝내고 자택이 있는 버지니아 옥턴으로 돌아왔다 다시 아침 일찍 출근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생각한 로버트 원은 친구들이 살고 있는 듀폰 서클로 향했다. 이들은 윌리엄&메리 대학 친구들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집을 살아서 나오지 못했다.
경찰이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의하면 사건 현장은 누군가 손을 댄 흔적이 역력했다. 칼에 찔려 죽은 로버트 원의 몸에서는 약물이 주입되고 성적으로 폭행을 당한 증거들이 나타났지만 검찰은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용의자들에 대한 주된 기소 혐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5주간의 재판이 끝난 후 결국 린 라이보츠 워싱턴DC 법원 판사는 세 용의자에게 무죄 선고를 했다.
자세한 내역과 액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세 용의자들과 민사 합의를 한 캐시 원은 배상액의 반을 로버트 원이 졸업한 펜실베니아 법대에 기증할 생각이고 그 기금은 도시 저소득자들을 법률적으로 돕는 일에 사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당시 남편이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성적인 일과 연관돼 살해됐다고 하는 의혹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었던 캐시 원씨는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겠지만 그는 숨기는 게 없었던 사람”이라며 “나는 옛 기억은 벗어던졌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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