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9.11 십년. 빌딩의 무너진 잔해는 걷혔지만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워싱턴에서 평화를 희구하는 콘서트가 한인 음악인들에 의해 열린다.
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단장 이경신)는 오는 9월11일(일) 저녁 7시30분 케네디 센터 테라스 씨어터에서 ‘9.11 제10주년 평화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러시아의 국민 연주가, 한국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뉴욕의 인기 재즈 그룹 등 나라와 인종, 성별, 연령을 초월한 다양한 출연자들이 평화를 위해 손을 잡고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예정이다. 특히 한국일보와 훼어팩스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특별 후원에 나서 콘서트의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 있다. 진행은 ABC TV의 새라 리 씨가 맡으며 9.11 희생자 유족들과 펜타곤 직원들이 초청돼 객석에서 감동을 함께 할 예정이다.
음악회는 9.11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묵념으로 시작해 알렉산더 마카로프가 돔라(domra) 연주로 서막을 연다. 돔라는 만돌린과 비슷하게 생긴 러시아의 민속 악기로 3가닥 현에서 울려 퍼지는 환상적인 선율과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음색으로 이름 높다. 연주자인 알렉산더 마카로프는 러시아 연방 공훈예술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돔라 연주에 이어 한국에서 오는 피아니스트 이경미가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등 깊이와 겸허함으로 빚는 천상의 화음을 들려준다. 이경미는 외국인으로선 최초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 초청교수로 활동했으며, 국내외에서 수많은 연주회를 가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
2부에서는 뉴욕의 재즈 그룹 ‘The Skim Quintet’가 등장해 생기발랄하고 쿨하며 지적인 재즈의 분위기로 몰아간다. 이 그룹은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재능 있는 5명의 젊은이들로 구성됐다.
3부는 워싱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무대. 피터 조가 작곡 중인 ‘Peace’를 세계에서는 처음 초연하게 되며 여러 환상적인 음악으로 관객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워싱턴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2002년 창단된 이래 케네디센터에서의 공연 등 음악을 통해 한국과 미국사회를 잇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절반 이상이 박사학위를 받은 재능과 실력을 두루 갖춘 39명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단장인 이경신 박사는 “창단 후 9.11 제1주년 기념 촛불음악회를 제퍼슨 기념관에서 개최했을 때 2천명이나 참석하는 열기를 보여줬다”며 “그때 10주년 기념 음악회를 하자고 약속했는데 마침 케네디센터 무대가 마련돼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콘서트 개최 배경을 밝혔다.
이 단장은 이어 “이번 음악회는 한인들에 의해 열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미국과 한국, 러시아 등 서로 다른 나라의 음악인들과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가 돼 조화와 평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흔치 않은,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회 입장료는 50달러로 케네디센터 티켓박스나 이경신 단장(703)622-9028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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