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이다. 미국의 경우, 한인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한국음식 뿐 아니라 K-pop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열성팬도 늘어나고 있다. 한인들의 자화자찬 식 평가가 아닌 한류를 바라보는 미국 청소년의 시각을 보여주는 글이 있어 소개한다. 로웰고등학교의 저스틴 라이(17)가 소수계 AP라고 불리는 언론단체 ‘뉴아메리카미디어(NAM)’에 기고한 글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K-pop”
한류, 그것은 한번 보면 빠져드는 한국 드라마나 중독성 강한 비트를 자랑하는 한국 음악에 대한 열정일 수도, 그저 맹목적인 트렌드일 수도 있다. 어디에 가깝건 한국에서 불어온 바람이 어느새 미국 땅에까지 닿았다.
중국계 미국 학생 김도(19)는 “웨스턴 TV쇼를 좋아하지만 가끔 나와는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시아 TV는 마치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가수 ‘슈퍼주니어’와 ‘샤이니’의 팬이라는 점도 그가 미국에 살지만 아시아 대중문화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빌보드 매거진의 8월호 표지는 ‘원더걸즈’였다. 다소 논쟁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해외 진출 한국가수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는 그들은 아시아의 대스타임에 틀림없다. 그런 원더걸즈의 미국 진출 약진은 아시안도 대중문화계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음악전문방송 MTV는 지난 30년간 미국 팝 문화를 대중화시킬 뿐 아니라 미국 내 인종 간 음악 장벽을 허무는데 일조해왔다. 하지만 아시안 음악의 편입까지는 무리였다. MTV가 아시아 국가에서 방영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내 친구 퀸시 대어(17)는 “K-pop에 관심 있는 미국인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며 “가사가 어려워서 공감하기 어렵고, 이 점은 곧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음악 자체는 빌보드 200위 안의 그 어떤 노래보다 듣기 좋다”면서 “한마디로 K-pop은 ‘케이티 페리’나 ‘레이디 가가’의 음악처럼 재밌고 외우기 쉬운 멜로디와 다소 아쉬운 가사로 정의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원더걸즈’의 라이벌인 ‘소녀시대’의 경우, 별다른 의미를 담지 않은 영어 가사를 주로 많이 사용한다. 그들의 가장 큰 히트송인 ‘Gee’와 ‘Oh!’의 가사를 보면 주로 1음절의 감탄사들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K-pop을 듣고 안 듣고는 가사에 대한 참을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한류바람의 시작은 드라마였다. ‘겨울연가(2002)’와 ‘대장금(2003)’ 열풍은 도쿄뿐 아니라 하노이, 홍콩,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다. 한국드라마는 ‘풀하우스(2004)’에서 알 수 있듯 신데렐라 스토리를 좋아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유교적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풍조 역시 많이 담겨있다. 드라마에 비치는 한국 가정은 가부장적인 가족체계와 기독교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다. 이는 미국인들을 1950년대의 향수에 젖어들게 한다.
또한 TV 속에서 비춰지는 한국 연예인에 대한 이미지는 걸핏하면 마약과 성추문에 찌드는 할리우드 스타의 이미지와 대조적임을 느끼게 된다. 한국 스타는 사고뭉치 ‘브리트니 스피어스’보다 웃는 얼굴의 ‘마릴린 먼로’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정부의 탄탄한 지원 아래 K-pop 골리앗은 점점 더 커져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한국의 빛을 세계에 알리는 길이며 아메리칸 드림일 것이다.
<번역 신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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