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0세 이상 고령층들이 빚에 시달리고 있다. 종전까지는 은퇴 전에 빚을 갚아왔지만, 최근 들어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이 계속 하락하면서 모기지가 주택가격을 초과하는 사례도 나타나 빚을 갚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고령층들이 은퇴를 미루거나 생활수준을 낮추고 있으며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기도 한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7일 전했다.

고령층 가구들이 감당해야 할 빚은 모기지, 신용카드 빚, 생활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 여러 종류가 있고 이런 빚들이 모두 늘어나고 있지만, 모기지 대출이 가장 큰 문제다.

2010년 현재 미국의 60∼64세 가구주 중 39%는 1차 모기지를 받았으며 20%는 2차 모기지까지 있다. 이런 비율은 1994년의 1차 모기지 22%와 2차 모기지 12%보다 훨씬 늘어난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0대 자가 보유자들은 기존 주택을 팔아 차익을 챙기고 작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주택 가격이 하락해 그렇게 할 수 없으며 일부는 주택 가격의 하락으로 대출액과 집값이 역전되기도 했다.

또 올해 2분기 현재 미국의 가계부채는 11조4,000억달러로 2007년보다는 감소했지만, 물가 상승률과 인구 등을 감안하면 1999년의 2배 수준이다. 고령층이 은퇴를 주저하는 이유는 빚뿐만이 아니다. 은퇴 후 노후자금도 충분하지 않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기준으로 주택 담보 대출이 있는 60대 초반 가구 중 80% 정도는 저축이 거의 없어 퇴직연금에 손을 대야 할 수도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제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령층 가구가 빚을 갚으려면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