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몇 년 전 30대 초반의 우순제(35·미국명 Joe) 씨에게 연거푸 닥친 재난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뇌출혈은 키 크고 건강한 젊은이에게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병.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은 그에게 통하지 않았다. 한 달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퇴원은 했지만 그전 같을 수 없는 몸을 겨우겨우 치료하고 있는데 일년 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 충격 때문이었는지 아버지마저 건강이 급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심한 우울증과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아버지는 결국 지금은 요양원 신세를 지고 있다.
“그게 바닥은 아니었어요. 최근 대동맥 수술을 받았지요. 병원에 이주 동안 있어야 했습니다. 그 때문에 일하던 세탁소도 쉬어야 했고 지금도 전혀 직장에 나갈 형편이 안되는 군요. 힘든 일은 위험하다는 의사의 진단 때문에 무리할 수도 없어요.”
이런 형편이다 보니 당연히 모기지 페이먼트가 밀렸다. 스프링필드에 있는 작은 집. 한 달에 2,000달러 정도를 부모님들과 함께 감당해왔는데 손을 쓸 여지가 없었다. 10월2일자로 차압하겠다는 통보가 날아왔다.
우 씨는 정말 힘들었다. 사방이 막히고 나니 기도 밖에는 할 게 없었다. 지치고 낙심한 표정으로 교회를 찾는 우 씨의 딱한 사정은 교회 안에 곧 알려졌다. 담임 목사가 성도들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가장 나이 많은 연령층의 여성들이 모이는 권사회가 움직였다.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고 음식도 만들어줬다. 특히 정복희 권사는 남편이자 워싱턴한인YMCA 총무를 지냈던 고 정준영 씨의 저서 ‘행복한 수박장수’를 40권 내놓았다. 판매대금은 전부 우 씨에게 전달할 작정이었다.
“요즘 워낙 경제가 교회 안팎으로 어렵다 보니 모금이 한계가 있더라구요. 고심하다 한인사회에 호소하기로 했습니다. 우 씨가 최악의 상황만 벗어나게 해준다면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은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달 집에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 정부 기관에서 생활 보조를 받는 것도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젊은이에게는 제약이 많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워싱턴 한인복지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으나 결과는 아직 모른다. 대형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들이 비싸지 않아 그나마 다행지만 생계를 위협하는 절박한 상황은 우 씨를 늘 불안하게 만든다.
“거처할 집과 일자리만 있으면 좋겠어요. 아직 오른 다리가 성하지 못해 크게 불편하지만 가능한 일이 있다면 열심히 해보렵니다.”
희망을 끈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우 씨에게 그러나 지금은 기도 만이 유일한 위안이요 탈출구다.
전화 (571)276-0832 우순제, (703) 931-2406 정복희
이메일 wootheonly@gmail.com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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