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모보다는 평소 정치권과의 긴밀한 관계유지가 훨씬 효과적”
“법이 제정된 후 항위 시위하는 것은 사실 별 효과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류정치권과 긴밀하고 꾸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효과적입니다”
13일 오전 다운타운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조지아 한인 최초의 주하원의원인 비제이 박(한국명 박병진) 의원은 평소보다는 훨씬 편해 보였다. 노타이 차림에 고객들로부터 온 이메일을 체크하고 있던 박 의원은 자신의 사무실을 직접 방문한 기자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첫번째 의회 회기를 마친 소감부터 정치입문생으로 느낀 정치세계의 생리, 이민법 등 한인사회가 관심을 기울인 분야에 대한 현직 의원으로서의 생각 등을 차분히 설명했다.
박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첫 의회 회기를 마쳤다.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겠는가?
“글쎄(웃음)… 점수화 할 수는 없지만 주류사회 정치세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또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빨리 배울 수 있었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왜냐하면 우선 내가 변호사이기 때문에 법에 대해서 친숙했기 때문이고 두번째로는 한인사회에서 이슈가 됐던 운전면허법안을 다루면서 남보다 일찍 법안제정절차와 생리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정치세계의 이면을 미리 알 수 있었다”
-회기 동안 보람 있었던 것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내가 처음으로 제안한 법안인 청소년 개혁법안(SB373)법이 통과된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어렵다기 보다는 실망스러운 점은 의원들이 너무 재선에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 자신이 올바른 판단을 내렸음에도 지역구에서 항의전화가 오면 너무 걱정하는 것 같다. 또 누가 자신의 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정치인으로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지만 소신을 갖고 일할 때는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직 변호사로서 주하원의원 당선 전과 당선 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면?
“사실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 있다면 당선 전에는 시간이 없었는데 당선 후에는 더 없어졌다(웃음). 또 의원이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내 얘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에 나는 다른 사람들을 좀 더 많이 도와 줄 수 있어 좋았다”
-공화당 소속인데 한인사회는 정서적으로 민주당에 가깝다. 이런데서 오는 갈등은 없나?
“솔직히 별로 없다. 다만 전통적으로 나이 든 세대는 공화당 그리고 젊은 사람들은 민주당이라는 조류 때문에 느끼는 갈등이 더 크다. 하여간 의원에 당선된 후 정치가가 되고 싶다는 한인 2세나 1.5세들의 전화가 제법 오고 있기는 하다”
-올해 이민법이 큰 이슈였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내년에도 계속해서 이슈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조지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이슈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한인사회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종종 한인사회가 히스패닉 커뮤니티와 같이 움직이는데 각각의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법이 제정된 후는 물론 제정 전이라도 반대 시위를 한다든가 하는 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그보다는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한다든지 평소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이해관계를 그들을 통해 반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많은 정치가들은 하나의 법안에 대해서는 서로 싸우지만 또 다른 법안에 대해서는 서로 협조한다. 그것이 정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권과 평소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데모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제 주하원으로서 첫 회기를 마쳤다. 정치인으로서 더 높은 목표가 있나?
“현재로서는 없다. 더 높은 위치의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경험도 더 쌓아야 하고 후원세력도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 하고 더욱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 나에게는 어린 두 자녀가 있고 아내가 있다. 가장으로서 그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나의 첫번째 직업은 변호사이고 두번째 직업이 의원이라는 점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다”
이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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