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우드사이드 브라세스 갤러리서 10월15일까지
“올해 92세, 생애 마지막 전시회 되지 않으시길…”
미국 사진계의 유명 원로작가인 남궁요설 선생의 초대전이 시애틀 다운타운 소재 우드사이드 브라세스 갤러리(2101 9th Ave Seattle, WA 98121)에서 15일 밤 리셉션과 함께 개막됐다.‘렌즈를 넘어선 거장들’이란 주제의 이 초대전은 10월15일까지 한 달간 계속된다.
이번 초대전에는 남궁 선생의 작품 20여점과 근대 풍경 사진의 원조로 세계적 사진작가인 고 안셀 아담스 작품 6점이 전시된다. 남궁 선생은 1958년 국립공원 등의 장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신 사실주의 사진’의 지평을 펼친 아담스로부터 사진을 배우며 함께 촬영 작업을 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아담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지만 실제로는 남궁 선생의 개인전 이다. 2006년 5개월간 시애틀미술박물관(SAM) 산하 시애틀 아시안 미술박물관(SAAM)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2008년 시애틀 개인전에 이어 3년만에 개인전을 갖게 된 남궁 선생은 이번 전시회에 고령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던 200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치 인공적으로 그려놓은 듯하게‘위대한 자연이 빚어내는 순간’을 포착하는 기법으로 유명한 남궁 선생의 작품은 눈 덮인 한국의 설악산을 비롯해 워싱턴주 일대 산과 바다의 풍경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부인인 모니카 남궁씨는 “그의 작품을 보면 마치 유화처럼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사진은 사진 그 자체로 예술’이라며 비교를 싫어한다”고 말했다.
남궁선생은 한국 최초 신학자로 한국전 당시 북한에 강제 납북돼 ‘공산주의를 선전하라’는 협박에 굴하지 않고 굶어 죽은 것으로 전해진 남궁 혁 목사의 아들로 1919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일본 도쿄음학학원에서 베이스 연주를 전공했고 이후 상하이 교향악단과 고려 교향악단 매니저를 지냈으며 ‘성문 앞 우물 곁에 서있는…’으로 시작하는 슈베르트 명가곡 ‘보리수’가사를 번역하기도 했다. 이후 시애틀로 이민 와 사진작가로 변신, 작품활동을 해왔고 한인사회 문화활동에도 남다른 공헌을 해왔다. 자신이 회원으로 참여했던 서북미 한인미술인협회(회장 김용옥)을 통해 한인 꿈나무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던 이날 리셉션에는 미술인협회 회원은 물론 평소 남궁선생과 가깝게 지냈던 이익환ㆍ박귀희 박사 부부도 참석해 “선생께서 올해 92세인데 현재도 건강한 편이지만 이번이 마지막 개인전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궁 선생은 현재 평생 작품들을 모아 회고 사진집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봄에 출간할 예정이다. 매주 화요일~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갤러리를 찾으면 무료로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