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율 급등 ‘1달러=1,137원’ 연말 1,200원 전망
“이러다가 1,200원선까지 가는 것 아니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4.5원이나 급등한 1달러당 1,137원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을 나타냈다. 외환 관계자들 사이에선 빠르면 9월말, 늦어도 연말까지 원화가 달러 당 1,200원선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다.
연초 1,120원대에서 8월 이전 1,050원대까지 꾸준히 하락하던 환율은 8월말 이후 차츰 오르기 시작했다. 9월 중순까지 매일 3~4원대 증감폭을 오가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던 환율은 추석 연후 직후 30원 이상 급등했고 16일 잠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하루 만에 다시 큰 폭의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달에 비하면 80원이나 높은 가격이고 추석 연휴 이후 1주일 사이에만 60원 가까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위기 특히 그리스의 디폴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을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 금융당국의 구두개입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1,150원대는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외환딜러는 "현재 당국의 달러매도를 제외하고 상승세를 저지할만한 수급 재료가 없다"며 “환율의 1차 저항선은 1145원, 2차 저항선은 1,175원으로 예상되지만 연방준비위원회의 추가부양책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환율이 다음주 내 1,2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환율 오름세에 유학생과 기러기 가족, 지상사 가족 등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야 하는 한인들은 시름이 커졌다. 맨하탄 뉴스쿨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영환(32)씨는 “생활비를 송금받아야 하는 데 지난달에 비해 40만원 가량 더 보내야 해 부모님의 부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등록금을 냈던 7월에 환율이 1,070원대였던 것이 다행이었지만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 연말까지 정말 1,200원까지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반면 무역업체와 여행사 등의 업종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아여행사 관계자는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경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 여행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며 “아직 예약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계속 오른다면 업계로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의 환율 급등세는 올 상반기까지의 전문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 외환은행과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등 주요 금융사들은 7월까지만 해도 환율이 계속 내려가 내년에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0달러 미만으로 내려간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유로존의 부채 상황 악화와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가 환율 상승 가능성의 중요한 가능성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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