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해 유학생, 기러기 가족, 주재원 등 한국에서 송금을 받아야 하는 한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메릴랜드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K모씨는 “지난달에 비해 부모님들이 매달 보내야 하는 생활비가 40만 원가량 더 들고 있다”며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내야 하는 연말까지 환율이 1,200원까지 오른다고 해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두 자녀의 교육을 위해 버지니아 맥클린에 거주하는 H씨는 “갑자기 환율이 올라 한국에서 가족의 부담이 커졌다”며 “부득이한 지출을 줄이고 여행을 자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20일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1,148원을 기록하며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8월의 환율은 1,070원대를 유지해 불과 2주만에 70원 가량 급등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원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는 1천20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세는 올 상반기까지의 전문가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한국 외환은행과 모건 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사들은 7월까지만 해도 환율이 계속 내려가 내년에는 1,000원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같은 환율 오름세에 무역 관련 업종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한 대형 식품점의 관계자는 “한국에서 다량의 물품을 수입하고 있는데 최근의 달러화 강세로 덕을 보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지금 정도는 되어야 이 불경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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