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5대 주요 브랜드 모두 진출 미주시장 쟁탈전 치열
▶ 타인종 고객비율 높아져 한국산 주류판매 30% 차지
막걸리 판매가 급증하면서 플러싱의 한인 리커스토어들에서 다양한 막걸리 제품들이 매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막걸리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인 밀집 지역 리커스토어와 마트에서 막걸리 매출의 비중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고 한인타운에 막걸리 전문 주점이 등장할 정도로 식당가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 한국의 5대 주요 막걸리 브랜드도 모두 진출해 미주 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 리커스토어 효자 품목으로
26일 오후 유니언 H마트와 인접한 ‘와인 앤 리커’ 업소. 매장에 들어선 한 여성 고객은 한눈에 봐도 단골인 듯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고 곧장 쿨러로 향하더니 두병의 막걸리를 꺼내 계산했다.
제이크 송 사장은 “막걸리의 주 고객층이 점차 여성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탄산과 과일 막걸리 등 상큼한 맛의 제품이 계속 출시되면서 외국인까지 찾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송 사장에 따르면 5% 미만이던 막걸리 매출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 현재 한국 주류 판매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60%는 소주 판매이며 나머지 10%는 정종과 복분자다. 이같은 판매세를 나타내듯 이 매장은 입구 가까운 곳 가장 눈에 띄는 장소에 10여종의 막걸리를 빼곡히 진열하고 있다. 오히려 소주가 밀린 형국이다. 백포도주를 주로 저장하던 대형 쿨러의 절반 이상도 이제는 막걸리가 차지하고 있다.
플러싱 인근 업소들의 상황도 비슷해 ‘유니언 스트릿 와인 앤 스프릿’도 입구 가까운 진열대 중앙에 각종 막걸리를 전시했고, 노던블러바드의 ‘프린스 리커’ 매장에도 한 때 바닥 구석에 놓여있던 막걸 리가 ‘당당히’ 소주와 함께 전면에 나섰다.
뉴저지에서도 막걸리의 인기는 마찬가지다. ‘린우드 와인 앤 리커’ 관계자는 “가장 인기 있는 국순당 제품만 해도 한 달 평균 30케이스(600병)가 팔리고 여름 성수기에는 50케이스(1,000병)가 나갔다”고 밝혔다. 특히 6월에 미국에 진출한 보해양조의 파스퇴르 막걸리 ‘순희’는 뉴저지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뉴저지 한인들의 선택폭을 넓혔다.
■ 주요 업체들의 치열한 쟁탈전
현재 한인 막걸리시장에는 ‘국순당 생막걸리’와 ‘대포막걸리’, ‘포천 이동막걸리’, ‘서울 생생막걸리’와 ‘장수막걸리’, ‘우리술 탄산막걸리’ 그리고 ‘진로 막걸리’까지 가세해 5개 브랜드가 불꽃 튀는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수입된 막걸리는 총 653톤, 금액으로는 46만여 달러로 2009년에 비해 280%나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폭발적인 증가세도 국순당과 탄산 막걸리, 진로 제품이 가세하기 이전에 나온 수치다. 또한 지난해에는 전체의 86%가 일본에 수출되는 바람에 물량 부족으로 미국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올해 미주지역 막걸리시장 규모를 지난해의 최대 10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는 국순당이 차지하고 있지만 톡쏘는 막걸리가 빠르게 뒤를 쫒고 있다. 톡쏘는 막걸리는 배와 사과, 복분자 등 달콤한 칵테일 스타일로 기존의 제품들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한양마트 김창현 지점장은 “국순당의 20% 정도이던 탄산 제품들이 1.5세와 여성들의 선호로 이제 50%까지 올라올 정도로 매출이 많다”며 “단일 브랜드만 비교한다면 쿠어스와 버드와이저보다 국순당과 톡쏘는 막걸리가 3~5배 이상 많을 정도”라고 밝혔다. 특히 명절과 연휴 기간에 수요가 급증해 지난 추석에는 평소 10배의 물량을 준비했고 특별할인가 판매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식당가에서도 막걸리 판매는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가장 젊은층 고객이 몰린다는 소문이 난 ‘판’에서는 생막걸리가 소주와 맥주 못지않게 주문이 많다. 이번 달 32가에 문을 연 최초의 막걸리 전문 주점 ‘뚝탁’은 타 업소보다 훨씬 다양한 칵테일 메뉴를 선보이며 외국인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양 식당 관계자는 “이제 젊은 고객들에게 막걸리는 쿨한 음료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입을 모았다. 잠시 판매가 보류된 보해의 조막걸리와 생막걸리 돌풍의 주역인 참살이가 다시 경쟁에 가세하고 ‘순희’까지 뉴욕에 진출하면 그야말로 막걸리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를 열 전망이다.
<박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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