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침묵해 오던 ‘우정의 종’이 다시 아름답게 올려 퍼졌다. 녹슬고 부식되어 위험했던 종걸이를 새로 교체하는 작업이 끝난 것을 기념해 29일 LA 남쪽 엔젤스게이트 공원에서 타종식이 열린 것이다.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샌피드로 잔디언덕 위에 설치된 우정의 종은 미 독립 200주년을 기념해 한국정부가 LA시에 보낸 ‘선물’이다. 35년 전인 1976년의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 ‘선물’은 준 쪽에서 애면글면 돌보지 않으면 제대로 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우정의 종은 주석과 동, 금, 은 등을 섞어 한국 전통미를 돋보이게 제작된 것으로 10년에 한번은 보수작업이 필요한 작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데 35년 동안이나 제대로 관리를 받지 못한 채 거센 바닷바람을 맞아왔다. 부식 및 훼손이 심각한 상태다. 35만 달러가 드는 보수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부식된 종 내부를 손질하고 종 표면에 자외선 차단 및 방습처리도 해야 하며 지붕수리와 단청 등 종각도 손봐야 한다.
보수기금의 책임은 LA시에 있다. 그런데 미국의 대부분 로컬정부들과 마찬가지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LA시는 ‘우정의 종 기념일’ 선포는 기꺼이 했지만 예산 배정엔 난색을 표한다. 공원국이 지역주민과 협력하여 LA공원재단을 통해 모금을 추진하겠다는 언급을 한 정도다. 가장 기본 보수작업인 이번 종걸이 교체에 소요된 5만5천 달러의 기금은 한국정부가 부담했다.
종을 선물한 한국정부에 다시 기대는 것은 선물을 받은 LA시의 도리가 아니다. 앞으로의 관리와 보수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인사회도 정치력을 동원하여 LA시의회에 끈질기게 예산배정을 요구해야 한다. 그러는 한편 우정의 종 보존위원회의 모금활동도 좀더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보수작업으로 종이 걸리고 당장 타종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근본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정의 종은 머지않아 해풍과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주저앉으면서 자칫 흉물로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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