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체투표, 젊은층 눈에 많이 띄어... "미국서 처음 투표해본다" 첫투표자들 많아
<개표장 표정>
제30대 애틀랜타 한인회장선거 투표를 마친 둘루스와 마리에타 지역 투표함이 8일밤 개표장소인 한인회관에 도착하자 긴박감이 돌았다.
투표함은 입회경찰관의 대동한 가운데 먼저 둘루스투표함이 7시20분 경에 그리고 마리에타투표함은 7시 40분경에 도착했다. 이어 8시20분부터 개표가 시작되면서 선관위원과 개표요원, 그리고 양 후보측에서 각각 3명, 각 언론사 기자와 경찰만 입회가 허락됐다.
김백규 위원장은 경품추첨이 끝난 뒤 투표자가 적은 순으로 개표하겠다고 선언했고 이에 따라 마리에타 투표함부터 개표작업이 시작됐다.
한인회관투표함까지 개표될 때까지 김의석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개표장에서는 가장 투표자가 많은 둘루스투표함이 개봉될 때까지는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결국 개표 약 1시간 만에 김의석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김창환 후보측 참관인들은 서둘러 개표장을 빠저 나갔고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의석 후보는 기쁜 표정으로 개표장 안으로 들어 왔다. 김 후보는 안에서 있던 은종국 회장과 김백규 선관위원장과 악수를 나누며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나눴다.. 특히 선관위원들과는 일일히 악수를 나누며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한편 이날 개표과정에는 적지 않은 표가 무효표로 처리됐다. 이 중에는 도장을 가운데로 찍은 표도 있었는가 하면 도장을 찍는 대신 ‘아무도 맘에 안든다’고 직접 글로 쓴 표도 있어 개표장 안을 웃음으로 만들기도 했다.
김백규 선관위원장은 당선자 발표 후 "곧 당선증을 김의석 당선자에게 전달하겠다"며 개표장을 빠져 나갔다.
이밖에도 개표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본 은종국 현 한인회장도 김의석 후보의 당선어 확정되자 기뻐하면서 김 후보와 함께 손을 잡고 만세를 같이 부르는 장면을 연출했다.
<두 후보측 표정>
두 후보측은 하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두 후보는 투표소를 돌며 투표장 요원들을 격려하고 투표소 입구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특히 유권자들이 몰린 둘루스 H마트 투표소에는 김의석, 김창환 후보가 오후들어 투표장 입구에서 나란히 서서 투표상황을 살피며 투표하러 나온 유권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두 후보자는 자주 담소를 나누며 밝은 모습이었다. 두 후보측 선거본부장등 요원들도 대부분 둘루스 투표소에 집결해 하루종일 투표상황을 살펴봤다.
투표소에서와는 달리 개표소에서의 표정은 매우 달랐다. 김의석 후보쪽은 처음부터 일방적으로 앞서 나가자 여유있는 반면에 김창환 후보쪽은 매우 침통한 표정이었다. 특히 김창환 후보쪽은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큰표차이로 김의석 후보에게 리드를 당하자 선거본부 관계자들이 일찌감찌 자리를 떠났다.
한편 김창환 후보측의 정민우 선대본부장은 "선거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선대본부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투표장 표정>
아침 8시부터 시작된 투표는 투표소 3곳 모두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오전 한때와 점심시간 전후에 잠깐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서 대기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기다림없이 몇분만에 투표를 마쳤다. 한인회관과 마리애타 투표소는 하루종일 한산한 가운데 투표를 마쳤으나, 둘루스 H마트 투표소는 투표자의 3분의 2가 몰린 탓으로 인해 가끔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등 하루종일 유권자들의 투표가 이어졌다. 다른 투표소에 비해 활기가 넘쳤다.
둘루스 투표장에는 김백규 선거관리위원장과 은종국 한인회장도 오랜 시간 머물며 투표상황을 점검하며 유권자들 반갑게 맞이했다. 투표장은 선관위 투표관리요원, 두후보측 참관인 이외에 경찰관도 상주하며 투표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이날 투표소에는 두 후보쪽의 참관인들이 투표상황을 지켜봤으나 별문제 없이 투표를 마쳤다. 그러나 한후보측에서 유권자 등록을 받은 대상자들이 무더기로 선관위에 등록이 누락되어 투표장에서 되돌아가기도 했다.
둘루스 투표장에 나온 한 유권자는 "분명히 한후보측을 통해 유권자 등록을 했으나 막상 투표장에 나와보니 내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아 투표를 할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인회관에 설치된 제1 투표소에서도 유권자 이모씨가 선거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등재되어 있지 않아 투표를 할수 없게 되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2시경 이씨는 “이미 대리 등록을 통해 유권자 등록이 되어 있는줄 알고 라그렌지에서 1시간30분이나 운전해 귀중한 한표를 행사하려 했는데 이같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선관위 관계자는 “사정은 이해하지만 유권자 등록이 되어있지 않아 우리로서도 어쩔수 없다”며 설득했다.
이에 대해 해당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누락 원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서 누구 실수인지 알수 없다. 우리쪽에서 받은 명단중 누락돼서 투표를 못했다는 항의전화가 많이 왔다. 대략 100여명은 될듯하다.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이날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아 되돌아가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띄었다
오전 9시10분 도라빌에 위치한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한 유권자가 오전 10시30분 둘루스 제2투표소에서 다시 투표를 하려다 선관위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선관위는 이같은 이중투표를 방지하기위해 각 투표소마다 설치된 유권자등록 전산시스템으로 자동연결해 이같은 부정투표행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한인회관 투표소에서 유권자 이모씨가 투표용지에 세겨진 번호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를 알수 있다며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가져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씨는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용지는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다며 이를 제지하자, 투표용지를 가져가든 아니든 자신의 자유라며 투표용지를 가지고 사라져버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투표소가 설치된 둘루스 H마트는 이날 투표를 하러나온 유권자들 덕택으로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찾아 매장안이 하루종일 북적거리고 주차장이 만원을 이뤘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푸드코너가 손님들로 붐벼 줄을 서서 기달려야 했다.
김경석 지점장은 " H마트가 주말을 맞아 가을할인행사 하는데다 투표일이 겹쳐 평소보다 많은 분들이 매장을 찾아주셔서 활기를 띠었다. 아침부터 단체투표를 하고 단체로 장을 보러 오신분들이 많았다. 저희 매장도 유권자들 덕을 봤지만 마트에 장을 보러 오신분들이 투표장을 찾게돼 이곳 투표소는 투표율도 올라가게 돼 상호 좋은 현상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권자 반응>
H마트 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팽윤석(67세)씨는 " 한인회장 선거에 처음 투표를 했다. 새로운 한인회장은 형식적이고 전시적인 행사보다 한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내용을 많이 했으면 한다. 그리고 한인회 차원에서 한인권익 신장을 위해서 미국 대선이나 각종 선거에 한인들이 많이 참여해서 한인들의 파워와 권익을 높일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한인회장이 이젠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 말했다.
유선영(75)씨는 "좋은 한인회장이 선출됐으면 한다. 아쉬운 것은 후보자들이 편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좋은일을 할려면 선거운동부터 깨끗해야 한다. 그래야 정당성을 갖는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어젯밤 12시로 끝났는데도 선거당일인 오늘도 특정후보가 우리 교회까지 찾아와 정견내용을 밝히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더 투명한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할머니 유정자(77세)씨와 함께 투표장에 나온 손녀 박은정(27)씨도 " 미국에 온지 11년 됐지만 투표란것을 오늘 처음 해보았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한인사회가 발전했으면 좋겠다. 후보에 대한 정보는 가족들과 포스터를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 새 한인회장은 한인 지위향상에 각별히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정자씨 역시 미국에서 처음 투표를 한다며 한인회가 한인동포들이 잘 살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환(25살)씨는 "12살때 미국에 이민와서 처음 투표를 해본다. 이런 투표를 통해서 우리동포들과 조국에 대한 관심을 갖을수 있어서 좋다. 한인회가 젊은층을 위해서 문화공간이나 운동시설을 제공했으면 좋겠다. 우리집은 가족 모두가 투표에 참여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는 포스터와 후보자와의 직접 만남에서 알게 됐다. 한인들이 한인회를 중심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호(66살) 노인대학장은 "노인대학의 유권자들을 위해 자동차가 없는 유권자들을 위해 투표장까지 차량을 지원해주고 있다. 둘루스 H마트 투표소에는 3차례, 한인회관 투표소에서 1차례 제공했다. 이런 행사에는 한인들이 보다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한인회장은 한인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를 해주길 바란다. 특히 노인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나서주기바란다"고 말했다.
박평하(56살)씨는 "인터넷으로 직접 유권자 등록을 했다. 한인으로서 한인회장 선거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일은 당연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두후보들의 약력과 공약사항을 보니 누가 당선되든 잘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특히 한인회는 앞으로 1.5세나 2세가 주축이 되어 한인사회의 도움이 되는 한인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위자현(변호사)씨는 "한인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투표에 참여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인회장 선거는 한인사회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일이라서 직접 투표하게 됐다. 새로 탄생하는 한인회가 주류사회와 연계해 한인사회에 도움을 주고,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변인의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했다.
<한국일보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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