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을 구입한 주인이 마루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고치기 위해 핸디맨을 불렀다. 하지만 수리 후에도 계속 삐걱거리자 다른 몇 명에게 도움을 청했다. 소리는 여전했다. 어느 날 또 다른 이를 불러 수리를 당부하자 그는 이곳 저곳을 둘러본 뒤 마루 중앙 지점에 못 2개를 박고 10분만에 소리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선 수리비용으로 100달러를 요구했다.
“겨우 못 2개 박고 100달러라니 너무 비싼 것 아니냐. 항목별 비용이 명시된 정식 내역서를 보내달라”고 주인은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다. 며칠 후 날라온 청구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못 2개 재료비와 10분 인건비 1달러, 못 박는 지점을 찾아내는 (지난 10년간 축적된) 기술 비용 99달러.”
위의 이야기에는 지난 수년간 자기계발의 영역을 주도해온 리더들의 지침이 담겨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뒤에는 1만 시간 혹은 10년이란 기간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노력한 흔적이 있다고 천명한 말콤 글래드웰(아웃라이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교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라는 세스 고딘(린치핀), 함께 있을 때 어떤 이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탄 느낌을 주고 어떤 이는 끝없이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탄 느낌을 준다며, 사람의 태도가 성공의 90%를 좌우한다고 역설하는 존 맥스웰(차이점 제조기)등이다.
그들의 조언은“한 우물을 파라. 깊이 파려면 우선 넓게 파라. 그리고 적극적으로 파라”등과 맞물린다. 한걸음 더 나아가 어느 곳에 우물을 파야 할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리더도 있다. 갤럽 연구원 톰 래스는 <강점 발견 2.0>에서 잘하지 못하는 분야에 돈ㆍ시간ㆍ에너지를 쏟아봐야 신통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즉 엉뚱한 우물을 파봐야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정반대의 길을 택하고 있지 않나. 한 예로 자녀가 영어 A, 역사 B, 생물 C, 수학D를 받아왔을 때 10명중 8명의 부모는 낮은 수학 점수를 염려하고 그것을 보완하려는 대책을 마련한다. 자녀의 장점과 능력을 살릴 수 있는 다른 분야에 전력투구하는 것을 간과하고. 결과는 마치 아스팔트에 구멍이 났을 때 그것을 메우면 평평해지듯이 그저 평범한 학생이 되는 것이다.
지구력ㆍ강점ㆍ태도 등을 번갈아 강조하며 성공 가이드는 꾸준히 진화되어 왔다. 만일 스티브 잡스가 마루 수리를 맡았더라면 납작하고 얇게 만들어진 못에 색깔을 입혀 그것을 마루표면에 보이게 한 후 2배 이상의 수리비를 요구했을 것이다. 그는 ‘우물을 파되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우물을 파라’즉 ‘taste’의 중요성을 우리에게 유산으로 남겨주었다.
의미가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한국어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taste는 넓고 깊은 교양의 밭에서 배양된 미적 감각이다. 누구나 동의하는 객관적인 법칙없이 철저하게 주관적인 문화적 센스와 상상력의 공간을 아우르는 개인의 심안(心眼)이다. 디자이너ㆍ화가ㆍ소설가 등 예술인들은 taste를 자신의 스타일과 동등시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없다면 그의 작품은 죽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taste는 개인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생명력이다.
이번 주에 전국적으로 예비SAT(PSAT)가 치러진다. 무엇인가 성취한 사람들의 귀띔을 알아챘다면 그 시험 결과보다 더 집중해야 할 질문이 있다. 또 다른 PSAT(PersistenceㆍStrengthㆍAttitudeㆍTaste:지구력ㆍ강점ㆍ태도ㆍ테이스트)를어떻게 치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