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부터 마음에 쏘옥 들었었다. 늘 봐왔던 모던한 이미지의 도시남자 역할을 해오던 박해일이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 포스터에 그만 꼬임을 당해버렸다. 오래전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의 소름끼치던 박해일의 인상적인 연기도 떠오르고, 인터넷에서, 신문에서 영화 "써니"를 제치고 올해 최대 관객을 동원했다는 광고문구도 어디 한번 봐줄까 하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 써니를 보고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약간은 높아져 있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길들어있는 내가 얼마나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들어간 영화관.
일요일 밤이라 관객이 있을까 했는데, 삼삼오오 영화를 관람코자 온 커플들, 가족들로 극장안은 이미 아늑한 분위기.
영화가 시작되고, 도입부터 쫒고 쫒기는 긴장감 넘치는 화면이 펼쳐지고, 시작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재미를 놓치지 않고 영화를 감상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이민을 와 어릴 때 배웠던 병자호란은 이름만 남아있을 뿐이었는데, 영화를 통해 배웠던 역사를 되새기는 경험도 되었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박해일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활을 이용해 청나라군들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 혼자 힘으로 활 하나만 믿고 그 많은 청나라군을 무찌르고 동생을 구하러 간다는 설정이 좀 무리다 싶었지만, 연기파 배우들의 신명나는 연기와 관중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전개에 모든 점수가 몰린 것 같다.
청나라군으로 최고 명군이던 쥬신타로 류승용이 등장하고, 그 역시 숨 막히는 카리스마로 영화에 흥미를 더했다. 문채원이 그렇게 단아하고 예쁜 배우였구나 생각도 하게 만들고...
단면적이지만, 조선의 활과 청나라의 활의 파괴력, 모양등도 감상할 수 있었고, 줄거리를 포함해 역사적인 의미와 장면마다 숨을 멎게하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영화에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최종병기 활. 이 영화 동생들과 함께 가서 볼걸 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던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다.
이런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미국에서 상영되고 있으니, 이곳 교민들만 아니라 미국인 친구들과 함께 이 영화를 감상하는 건 어떨까? 단언하건데, 우리 한국인이 보통 이정도야 하고 자랑할 수 있을 만큼 자랑스러움이 남는 영화인 것 같다.
극장에서 나오며 젊은 커플들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영화를 감상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모님께도 친구들과 함께 꼭 가서 보시라고, 영화 너무 재미있다고 전화를 드렸다.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미국생활에서 이런 좋은 한국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보며, 영화 최종병기 활이 필라델피아에서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 먼 미국 땅에서도 미국인들 사이에 한국의 인기몰이를 할 수 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제니퍼 김, 34. 윈코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