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업계, “재정 충당용 티켓 남발 너무해”
한인 주력업종들이 각종 단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 강성규(왼쪽) 회장과 맨하탄 소재 한 네일업소의 윤이덕 사장이 티켓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과와 델리, 세탁, 네일, 미용 등 한인 주요 업계가 최근 부쩍 늘어난 각종 단속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단속은 그동안 단속하지 않았던 가격표시 부착이나 신용카드 알림판 부착 등 사소한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여서 피해가 크다. 한인 업주들은 공통적으로 “재정이 어려워진 시와 주정부가 벌금을 걷기 위해 혈안이 된 것 같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청과 및 델리
사례 #1=맨하탄 어퍼이스트 소재 P 델리는 지난 9월 가격 미부착을 이유로 뉴욕시 위생국으로부터 200달러의 티켓을 받았다. 업주인 정모씨에 따르면 당일 만들어 놓은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보관한 냉장고에 가격표시가 되어 있지 않아 티켓을 받았다.
사례 #2=퀸즈 엘머스트에서 청과업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얼마전 업소 주변을 청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발부하려는 단속원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2장의 티켓을 더 받았다. 박씨는 청소를 했지만 낙엽이 바람에 불어 날라온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날 받은 벌금은 총 500달러가 넘었지만 법원에서 250달러로 합의했다.
사례 #3=인근의 델리업소에서는 미성년자 담배 판매에 대한 함정 단속으로 티켓을 발부받았다. 유모차를 끌고 있는 주부에게 신분증을 요구하자 "내가 미성년자로 보이냐"며 화를 냈다는 것. ‘설마’했는데 함정단속이었다. 이 업소는 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미성년자 담배 판매는 최고 2,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두 번 이상 적발시에는 담배와 복권 판매 라이센스가 취소되고, 더 심할 경우 영업 허가도 박탈될 수 있다.
뉴욕한인식품협회의 이종식 회장은 "업소들이 각종 단속에 신경을 쓰는 것을 이용한 좀도둑이나 단속원을 사칭한 사기범도 등장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10월초 퀸즈의 한 델리업소에 2명의 20대 남성이 들어와 ‘소화전이 제대로 비치돼 있는지, 점검표가 제대로 기록됐는지 확인하겠다"고 요구했으며, 업주와 종업원이 당황해 신분증도 확인하지 않고 소화전을 살펴보는 사이 나머지 일당이 물건을 훔치기도 했다.
■세탁
사례 #1=맨하탄 미드타운의 D 클리너스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단속을 나온 시소비자보호국의 단속원이 업주 최씨의 명함에 드라이클리너스 라이센스 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며 250달러의 벌금 티켓을 발부한 것. 최씨는 "그런 규정이 있는 줄도 몰랐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지금껏 한번도 적발된 적이 없다"고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례 #2=퀸즈 롱아일랜드시티의 한 세탁소는 지난 주 ‘No Refund’라는 규정을 부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에 따르면 브루클린의 한인 세탁업소 10여곳이 세탁 가격표와 환불금지 사인 미부착으로 벌금 티켓을 받았다.드라이클리너스협회의 강성규 회장은 "지난 여름이후 잠잠하던 단속이 최근 강화됐다"며 "사소한 꼬투리도 놓치지 않고 티켓을 부과하는 만큼 업주들이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일 및 미용
사례 #1=맨하탄 42가의 B 네일 앤 스파업소는 신용카드 결재시 최저금액에 대한 알림판을 매장내에 비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소비자보호국에 적발됐다. 이 업소는 이날 환불 규정 사인판 미부착, 요금 청구서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3장의 티켓을 받았다. 퀸즈 자메이카의 한 네일업소도 신용카드 최저금액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아 티켓을 받았으며 150달러의 벌금을 냈다.
사례 #2=지난 9월 플러싱의 A 미용실은 가격표를 부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단속반원은 벽이나 계산대 옆에 가격표를 붙여놓지 않았다며 티켓을 발부, 업주는 150달러를 지불했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 따르면 가격표 미부착 외에도 새로 바뀌지 전의 규정을 붙여놓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직원과 업주가 주고받은 전표에 업소 이름과 주소가 없어 적발된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직원 실수로 영수증을 주지 않았다가 티켓을 받은 업소도 있다.
이은혜 회장은 "최근 한달사이 사소한 위반으로 적발된 업소들이 상당히 많다"며 "각종 규정 및 가격 표시판 부착과 영수증 제공, 청소 불량 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원영 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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