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처럼 할 수 없지만 시늉이라도..." ‘김대중기념사업회’ 재단설립 추진
교착된 남북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한 민간차원의 첫 시도가 된 3자 트랙II 세미나가 20일 오전 폐회식을 끝으로 지난 3 박 4일간을 일정을 마쳤다. 남북공동선언 이후 냉전에 가까운 남-북과 북-미의 관계에 다시 새로운 불씨가 살아난 셈이다. 참석했던 남-북-미 3국 대표단은 재회를 기대하며 작별을 아쉬워했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교류에 새로운 반전의 기대를 안겨준 이번 3자 트랙II 세미나에 박한식 교수로부터 비공식 게스트로 초청된 김홍업 전 의원 부부를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로 2007년 제17대 국회의원(무안군 신안군)을 지냈던 김홍업 전 의원은 미주인권문제연구소 이사,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트랙II 세미나를 통해 이뤄진 3국의 회동은 어떤 큰 정책이나 결과가 당장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남과 북이 다시 만났다는 그 자체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고 인터뷰 말문을 열었다. “생각보다 3국 서로간의 대화도 화기애애하게 잘 교환됐으며 북측 대표들은 회의장 안팍에서 한결같이 친절하고 점잖았으며 매우 예의가 정중했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세미나 기간 중 만난 북한대표단 일원중에는 아버지 장례 때 북한의 조문사절단 중 한 분이었던 맹경일(조선 아시아 태평양 평양위원회 실장)씨가 포함돼 있었는데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고 덧붙인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누구보다 갈망했던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오르자 안타까운 표정이 역력하다 “2009년 타계 직전 당시 의료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실에서 방북한 클린턴 대통령의 기사를 모두 읽어드렸는데 마지막 순간까지도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에 대한 희망의 끊을 놓지 않으셨다”고 회고한다.
그런 아버지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분단 6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강대국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한반도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지만 미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변국들이 모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한반도의 통일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게 약소국의 설움일 따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남북경제발전과 남북양측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교류와 통일은 이루어져야 한다며 3면이 바다인 한반도가 분단돼 남한은 반도국가가 아닌 섬에 갖혀 있는 형국이 돼 버렸다”고 지적하며 “이제는 북미간 관계발전에 한국의 중간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최근 아버지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해 같은 정치인으로서 동지요, 철학인이며, 정치인 이상의 사상가로서 기려야 될 것이 많다는 아들. 이런 아버지의 정신을 계승하고 알리기 위해 작으나마 ‘김대중 기념사업회’를 조용히 준비중이다. 최근 그는 ‘김대중기념사업회”를 설립, 재단법인 승인을 받은 상태로 김대중도서관과 평화센터 등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업은 많지만 운영처가 각기 다르고 지속성이 없어 새로운 재단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운영위 논의를 통해 조만간 초상권이나 저작권 등 아버지의 정신과 사상이 계승될 수 있도록 기틀을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거목 같은 아버지처럼 할 수는 없지만 시늉이라도 해야 되겠다는 겸손이다.
장남인 아들(김종대, 에모리대) 때문에 지난 봄에도 애틀랜타를 방문했다는 김 전 의원은 회의 3일째 박한식 교수댁 초청만찬을 제외하고는 남북대표단 모두 양식으로 식사를 하는 바람에 시원한 국물생각이 간절했다고. 이날 오찬으로 생대구탕을 들며 “오늘 자정 비행기를 타기전 애틀랜타의 명소 스톤마운틴이나 한번 둘러보고 가겠다”며 발걸음을 옮긴다.
전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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