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일본군 위안부 문제 논의에 관여해온 일본의 진보적인 학자가 정부간 논의를 꺼리는 일본 정부의 자세를 비판했다. 이 학자는 "장래에 가능하다면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점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는 21일 도쿄 한국문화원 2층에서 주일 한국대사관과 도쿄대 대학원 현대한국연구센터가 함께 주최한 ‘공생협력의 한일관계 기획 포럼’에서 "일본은 애초 ‘위안부 문제는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고 했다가 이것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아시아여성기금을 제시했다"며 "일본이 이제와서 ‘1965년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하는 것만으로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외교 협상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다 교수는 또 "한일 외교 당국은 독도 영유권 문제도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채 봉인해왔고, 이는 일한(한일) 관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일관계의 발전상을 고려할 때 이 문제도 함께 논의해서 해결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독도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해답’이 있다고 하면서도 포럼에서는 이를 말하지 않았지만, 포럼 이후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한일 양국이 협의하면 결국 독도 영유권이 한국에 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와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와다 교수는 이후 전화통화에서 "그렇다고 해서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는 없고, 그렇게 하면 문제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우선 위안부 문제를 확실히 논의할 필요가 있고, 장래에 조건이 갖춰진다면 독도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중년 여성 뿐만 아니라 젊은이에게 한류 현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자로 나온 권용석 히토쓰바시(一橋)대 교수는 "중년 여성의 한류에 ‘일본보다 약간 발전이 늦은 사회’에 대한 향수가 포함돼 있었다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K-POP(한국가요)을 중심으로 한 신(新)한류 현상에는 일본보다 먼저 미래를 얘기하는 사회에 대한 동경까지 포함돼있다"며 "인기의 배경에는 극적인 현대사를 관통해온 한국 사회의 역동성과 한류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일본이 동경하는) 서구에서도 인기를 끄는 점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민주당 정책조사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대사관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 한일관계에 대해 성의를 표시했다.
마에하라 정조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의 대두 등 다양한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일한 간에는 주권과 관련된 (영토) 문제 등 여러가지 갈등 요인이 있지만 그런 문제들을 잘 관리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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