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파낸 젊은 여성의 시신 29구를 정성껏 치장해 ‘동거’하던 러시아 남성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고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러시아 니즈니노보고로드 경찰은 아나톨리 모스크빈(45)이 인근 묘지에서 파낸 15~25세의 여성 시신 29구를 그의 아파트에서 발견하고 그를 체포했다.
미라화된 시신들은 색색의 화려한 의상 차림에 머리는 스카프로 치장했으며, 손과 얼굴 등은 천으로 덮여 있었고 몇몇 시신들은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무덤에서 시신과 함께 가져온 의상으로 시신을 꾸몄으며, 그가 시신 치장을 위해 참고한 것으로 보이는 인형들과 인형 만들기 설명서도 발견됐다.
모스크빈은 특히 오르골, 심장 모양의 봉제 장난감, 비누와 스타킹 등을 시신들의 가슴 속에 넣어 장식하는 기괴한 행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경찰관은 "사실상 모든 미라의 가슴에 특별한 무언가가 들어 있었다"며 "우리가 한 시신을 옮기려 할 때 갑자기 방 안이 (시신 속 오르골의) 음악으로 가득 찼다"고 으스스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모스크빈은 켈트 역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 연구자이자 이 지역 묘지의 전문가로 알려졌다.
그가 최근 쓴 글에 따르면 그는 12살 때 한 11살 소녀의 장례식에 참석, 주변 어른들이 시켜서 시신의 이마에 키스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시신 사랑’을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모스크빈은 지난 2007년 가진 한 인터뷰에서 학생 때부터 묘지를 찾기 시작했다며 "이 도시에서 나보다 묘지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모스크빈은 또 2005~2007년 주변 묘지 752곳을 살펴봤으며 버려진 농장의 건초 더미나 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가 체포된 정확한 경위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부모가 현장을 발견하고 신고했다는 보도와 도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자문하기 위해 그의 집에 들렀다 우연히 붙잡았다는 보도 등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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