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LA 총영사관에서 실시된 모의선거에서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재외 유권자들이 한국 총선과 대선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첫 관문인 유권자 등록이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재외국민 참정권 시대가 드디어 막을 올리게 됐지만 재외선거가 바르게 정착되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거주 한인들의 참정권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나 정치 및 선거 문화에서 개선되거나 보완돼야 할 점들도 적지 않다. 영주권자에게 참정권이 부여된다는 점에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이를 환영하고 있지만 투표 편의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반쪽’짜리 참정권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고,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해외지역 선거와 관련 혼란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재외선거인 등록을 앞두고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재외선거 관련 이슈와 과제를 살펴본다.
불법선거운동 시민권자 제재방법 없어
선거 열기 과열, 한인사회 분열 우려도
■선거법 적용 문제
현행 공직선거법 제60조와 제218조의 14항에 따르면 한국 국적자가 아닌 외국인의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시민권자의 특정 후보나 정당지지 활동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영주권을 가진 재외선거인과 국외부재자에 한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3월29일부터 선거일 전날(4월10일)까지 13일간 선거운동이 허용된다. 후보자 등록 만료일 이전의 선거운동은 사전 선거운동으로 불법이다.
그러나 시민권자가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되더라도 처벌이나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재외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금품 살포, 후원회 부정운영 등의 불법행위를 막으려면 이에 대해 수사권과 처벌이 가능해야 하지만 해외에서의 불법행위는 조사부터 어렵다는 게 한국 정부의 우려다.
최근 한국 법무부와 검찰은 공안검사를 영사자격으로 해외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외교문제로 활동에 제약이 많아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시민권자의 선거법 위반사례가 재판에 넘겨진다 해도 국제법상 보장된 영사의 조사 결과나 진술이 한국 법원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재외선거인과 국외부재자 등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 한국 입국 때 사법조치와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투표 편의 이슈
한국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해외체류 거소신고 재외유권자의 지역구 선거 투표금지와 투표시한 연장, 재외선거인 등록 때 여권 및 영주권 제시 조항 등 공직선거법을 개정했으나 그동안 한인 유권자들이 투표편의를 위해 요구해 왔던 대부분의 조항들을 제외시켰다.
특히 원거리 유권자들의 편의를 위해 그동안 재외동포사회가 요구해 왔던 순회투표소 도입안, 추가투표소 설치안, 우편이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인 등록 방안, 재외선거인 명부 영구화 등은 아직도 논의는 되고 있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도입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추가 투표소 설치안의 경우 소위의 여야의원들은 모두 합의했으나 중국 정부가 ‘공관 외 정치행위 금지 방침’을 전달해 와 외교통상부 측이 반대를 하고 있으며 우편 및 인터넷을 통한 선거인 등록안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등 선거권 여부 확인이 불가능해 부정선거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첫 재외선거 실시와 함께 한국 정치권에서 재외국민들의 선거 참여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 게 재외선거 정착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한인사회가 조직적으로 나서 이를 한국 정치권에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 갈등 우려
재외국민 선거를 앞두고 LA와 뉴욕 등 한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선거열기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LA 한인사회에서는 특정 정당 후원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 활발한 정치행보를 펼치면서 자칫 분위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상호 선거법 위반 시비 등이 발생할 경우 선거 후에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한인사회 자체적으로 건전한 선거 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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