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소재로 사회문제를 정조준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스크린에 옮겨지면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장애인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의 법까지 이끌어낸 ‘도가니’의 뒤를 이어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계속해서 맹위를 떨칠지가 주목되는 것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특.수.본’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용산참사’를 밑그림으로 하고 있다.
영화의 큰 줄기는 뒷골목 인물들과 밀거래를 나누며 부를 쌓는 경찰의 내부비리지만 영화 말미 용산 참사를 은유하는 장면들도 일부 등장한다.
재개발지역에서 자행하는 경찰들의 폭압적인 강제진압 장면이 재개발 이주비 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용산참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안성기ㆍ김지호 등이 출연하는 ‘부러진 화살’의 흥행 추이도 관심사다. 2007년 한 전직 대학교수가 자신의 소송을 판결한 판사를 석궁으로 쏜 ‘석궁 테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부군’(1990), ‘하얀전쟁’(1992),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 등을 연출했던 노장 정지영 감독이 13년 만에 메가폰을 든 이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제작사와 투자사는 개봉 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1분기(1-3월)에는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극영화보다는 현실 반영도가 높은 다큐멘터리로 눈을 돌리면 더욱 알찬 내용의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보라’는 산업현장의 보건관리 실태를 기록한 작품이다. 영화는 귀를 찢는듯한 소음과 사방으로 튀는 용접 불꽃이 있는 노동 현장을 감정적이지 않은 건조한 손길로 매만진다.
한때 사회적인 이슈로 떠올랐던 한국타이어 근로자들의 돌연사 사건과 노동부의 작업장 역학조사 결과도 다뤘으며, 24시간 밤샘 노동을 한 젊은이가 커다란 종이상자 안에 들어가 잠을 청하는 장면 등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조명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하얀 정글’은 자본에 포획된 한국 의료산업의 문제점을 내부자의 시선으로 파헤친 다큐멘터리다. 현직 산업의학과 전문의 송윤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보수적인 의료계에 파문을 던질 가능성도 점쳐지는 작품이다.
풍부한 사례를 통해 자본에 휩쓸린 병원 시스템과 그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들의 표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불필요한 검사를 마구잡이로 권유하는 병원의 행태, 병원 광고비가 그대로 환자들에게 전가되는 불합리한 현실, 실적 위주의 관행,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의료 민영화의 실체 등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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