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꿍따리유랑단’서 출연 및 해설
"’꿍따리유랑단’을 소재로 멋진 뮤지컬을 만들 겁니다."
다큐멘터리 ‘꿍따리유랑단’에 출연한 강원래는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꿍따리유랑단’은 장애인 예술단 꿍따리유랑단 단원들이 출연한 드라마 ‘고마워, 웃게 해줘서’의 촬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에 직접 출연한 강원래는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맡으며 1인 2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연기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라는 주문을 하셨어요. 몰입하다 보니 해설하면서 눈시울이 불거지는 지점도 있더군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나서 감독님도 그 부분을 칭찬해 주시더군요." (웃음)
영화는 성대 결절에 걸린 남자 가수와 성우를 꿈꾸는 지체장애 여성을 중심으로 ‘꿍따리유랑단’의 이야기를 녹인 드라마의 촬영 과정을 담았다.
강원래는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가면서 범죄자, 장애인 등 우리 주변에 소외된 사람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우리는 그간 앞만 보고 달려갔던 것 같아요.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그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걷는 사람 밑에 기어다니는 사람, 혹은 움직이지도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조금은 천천히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원래는 1990년대 듀오 ‘클론’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였다. 그의 삶에 먹구름이 드리운 건 지난 2000년 11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사고를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는 "짜증도 났고, 화도 났다.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미래가 없다는 생각은 더욱 그를 밑바닥으로 끌어내렸다.
그는 "위기가 기회일 수도 있고, 넘어지면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해지기까지는 5년이란 긴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동료 장애인들을 보면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전신마비가 찾아온 사람, 양팔 없는 마라토너, 앞을 못 보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난 그래도 저들보다는 상황이 훨씬 좋구나’라며 위안하며 견뎠죠. 그러다 보니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더군요. 마음이 바뀌니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더라고요."
자신감을 찾은 그는 2004년부터 전국 교도소와 소년원을 돌며 강의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아이들에게 힘을 전해주기 위한 강연이었지만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몇 년을 지속하다 보니 "너무 바른말만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말보다는 공연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모아 조직한 ‘꿍따리유랑단’이 태어나게 된 계기다.
그는 이제 ‘꿍따리유랑단’을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비행 청소년문제와 장애인 문제를 뒤섞은 뮤지컬로, 뮤지컬 ‘빨래’를 연출한 추민주 씨가 각본을 쓸 예정이다.
"재미있게 만들 자신 있다"고 장담한 그는 "장애인이 아닌 전문 배우를 쓰고 싶다"고 했다.
"만약 ‘말아톤’에서 조승우 씨 대신, 그리고 ‘오아시스’에서 문소리 씨 대신 장애인이 연기했다면 그만큼 감흥을 줄 수 있었을지 의구심이 들어요. 장애인 역을 장애인이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연기를 훨씬 사실적으로 하는 전문가가 하는 게 더 낫다고 봐요. 일단 전문 배우들이 나오는 뮤지컬을 만들려고 계획 중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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