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작가 J.K. 롤링은 24일 "기자가 5살짜리 딸의 학교 가방에 메모지를 몰래 넣어 접촉을 시도하는 등 언론들의 무차별적인 취재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롤링은 타블로이드 신문들의 취재 윤리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날 런던 고등법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그녀가 유명인이 되면서 자녀들이 겪어야 했던 사생활 침해 사례를 증언했다.
이 청문회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소유의 영국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유명인사들이나 범죄 피해자들의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해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특별 지시로 지난 21일 시작됐다.
롤링은 "어린이들은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한다"면서 "가족들의 사생활을 파파라치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담요로 아이를 감싸는 등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롤링은 이어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가 누구인지, 또는 그들의 부모가 어떻게 행동할 지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부모가 누구냐에 상관없이 어린이들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 여자 배우인 시에나 뮐러도 이날 청문회에 나와 "때때로 10~15명의 카메라맨들이 따라 다녔고 이를 피해 심야에 깜깜한 거리를 달려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고 말했다.
뮐러는 동거했던 영화배우 주드 로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타블로이드 매체의 집중적인 표적이 됐었다.
지난 21일에는 유명 영화배우 휴 그랜트가 청문회에서 "타블로이드 신문의 주요 전략이 괴롭히고 윽박지르고 협박하는 것이며 이제는 이 나라가 이런 짓에 맞설 용기를 갖게 됐다"면서 언론들이 자신의 의료기록과 휴대전화 메시지에 불법적으로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레비슨 판사가 주도하는 이번 청문회는 언론의 윤리와 취재 관행, 뉴스오브더월드의 불법 행위 등을 다루게 되며 모두 50여명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청문회는 몇달간 지속되며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런던=연합뉴스) 이성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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