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나눔의 집을 찾은 한인 남성 노숙자들이 안승백(맨 오른쪽)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 할러데이 시즌은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시기다. 그러나 따듯한 가족의 정과 몸을 누일 보금자리는 꿈도 꾸지 못한 채 하늘을 지붕 삼아 혹독한 겨울을 견뎌야 하는 노숙자들에게는 오히려 외로움과 소외감이 커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렇게 길거리로 내몰린 노숙자들은 더 이상 타민족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한인사회에서도 노숙자 신세로 전락한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한인 노숙자들의 현황과 문제점, 대책 등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글싣는 순서
<1>불황 그늘 속 거리로 내몰려
<2>중독의 늪, 노숙자와 사회문제
<3>희망을 찾는다. 셸터 현황과 대책
60대 중반인 신재준(가명) 씨는 40여년 전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에 온 뒤 컬럼비아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후 미 유명기업에 취직해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른 신씨는 자신의 사업체를 차리고 10여년을 운영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경기침체 한파가 극심한 2009년 급격한 매출감소를 겪으며 빚이 불어났고 결국 살던 집마저 차압으로 넘어가 길거리로 내몰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씨는 경제적 무능을 이유로 부인에게 이혼당하고 미군에 서 복무중인 외아들과도 연락이 끊기면서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신씨는 이후 5개월간 플러싱공영주차장 주변상가 지하입구 바닥에서 박스를 깔고 먹고 자는 노숙 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나마 플러싱 유니온상가에 있는 뉴욕 나눔의 집 도움으로 끼니는 때우고 있어 다행이라는 게 신씨의 넋두리다.
신씨와 같이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되는 사례가 이제 한인사회에서도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한인노숙자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뉴욕시에는 대략 4만 여명의 홈리스들이 있으며 한인 노숙자들은 이 가운데 1%인 400여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또 이 중 임시 거처나 셸터 시설을 이용하지도 못해 길거리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노숙자들은 무려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한인 노숙자들은 지난 2008년 불어닥친 금융위기 이후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지속되는 불경기 여파로 직장을 잃거나 사업체 파산후 집도 빼앗기고 빈털터리가 되면서 더 이상 친지나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령층 분포는 50대 이상 장년층 이상이 가장 많으며, 불법체류 신분의 한인들이 상당수다. 현장에서 만난 노숙자들 대부분은 잠자리와 씻는 문제가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한인 노숙자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러싱 공용주차장에서 카지노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등을 전전하면서 잠을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와 지하철을 잠자리인 셈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는 다리를 쭉 펴고 자지 못해 종아리가 심하게 붓는 질환까지 보이고 있다. 안승백 뉴욕나눔의 집 목사는 “한인 노숙자들 90%이상은 가족 없이 혼자 지내시는 분이다”며 “남녀 비율은 8대 2로 남성 노숙자가 월등히 높아 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셸터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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