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매래 삼세三世라 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 과거에 의한 결과로 오늘이 있고 오늘 짓는 인연으로 다음이 나타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이라는 순간에 모든 것이 집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과거와 미래는 지금이라는 순간을 넘어서서는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아야한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다고 가벼이 여기며, 미래는 돌아오지 않은 꿈이기에 사람들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현재에 과거의 잘못을 참회할 수 있고, 미래의 계획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순간이기 때문이다.
가던 길 멈추고/ 뒤돌아보자/ 미래를 생각하며/ 하늘을 보자/ 지금 서있는/ 다름 아닌 주인공/ 무엇을 위하여/ 그리 바쁜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반복의 연속이어라/ 우리의 맥박이/ 살아 움직이고/ 호흡이 순조로운/ 젊은 시절에/ 깊은 잠에서 하루속히 깨어나라/ 누구도 내일을 대신할 자 없나니/ 형체는 사라져도/ 업력만은 따르리/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느새 무상살귀無常殺鬼 내 몸을!/ 맥박이 멎어지고 호흡이 끊이기 전에/ 대장부 할 일을 마쳐야 하느니..../ 자기의 진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했을 때, 미래는 순간에 바뀌어지고 있는 것이다. 풀잎이 자라는 모습을 우리 육안으로는 볼 수는 없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 몰라보게 자란 모습을 보게된다. 그것은 그 풀들이 살아 호흡을 하고 끊임없이 움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람들도 다를 바가 없다. 몇 십 년을 지나온 주위의 사람들을 봐라. 우선 보기에는 같은 시간동안 살아온 것 같은데 현실로 나타남이 현저히 달라져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특별한 인연과 환경의 지배도 받았겠지만 사실 나 자신이 노력하지 안했으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겠는가! 결코 좋은 환경이나 인연만 막연하게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은 누구나 오늘보다는 내일이 좋길 바라고, 내일보다는 모래가 더 좋아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그것은 막연한 기대뿐, 노력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환경이 안 좋다며 핑계대며 나이 먹었다고 자포자기하는 사람, “나는 안된다”는 사람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으로부터 가지라고 권한다. 지금 이 순간부터 선행을 하겠다는 사람은 선행의 싹이 길어날 것이고, 지금부터 악을 행하겠다는 사람은 악이 점점 길어날 것이다. 그러므로 선과 악의 결실은 현재 나의 마음에 달려있다.
막연히 미루는 습관이나 과거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발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제발 싸움 좀 없고, 서로 은혜로움 속에 살기를 원한다면 먼저 자기 자신부터 바로 보아 과욕은 줄이고, 아집을 꺾고 너나 할 것 없이 “우리는 모두가 함께 공존하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사실을 바르게 알고,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나의 일을 성취하도록 염원하고 노력해야 한다.

Nov 22. 2011
대한불교 조계종 미주 필라 황매산 화엄사
주지 주훤 법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