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완 총영사, 한글학교 정부지원금 배분 방식 재확인
공청회서 협의회와 공방…한인사회 토론문화 진일보 평가
송영완 시애틀총영사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본국정부의 한국학교 지원금(본보 11월25일자 미주판 1면 보도) 배정문제와 관련,“총영사관이 책임을 지고 배분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 총영사는 지난 29일 저녁 페더럴웨이 코끼리식당에서 재미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회장 노옥남) 소속 교장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교육 활성화방안 ▲정부지원금 배정 및 집행의 투명ㆍ효율ㆍ효과성 제고방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송 총영사는 이날 10분간 발제, 4분간의 찬반 질문 등 공청회 방식을 주도해 시애틀 한인사회에 모처럼 올바른 토론문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총영사는 “본국정부의 한인 2세 한글교육 지침은 과소규모 학교의 지원을 지양하고, 이들의 통합을 유도하며, 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총영사는 “동포사회의 자생적 단체들에 통합하라, 하지 말라고 총영사관이 강요할 권리가 없다”면서 “하지만 본국정부의 지침에 따라 2세 한글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는 통합학교 등에 선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총영사는 특히 이날 공청회를 개최한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IMF 사태 이전에는 시애틀총영사관에 파견된 교육부 영사가 교육 업무를 총괄하며 정부지원금도 한글학교별로 배정했지만 교육영사가 철수한 뒤로는 편의상 재미한국학교 서북미협의회에 위탁해 배분해왔다는 것이다.
송 총영사는 최근 정부지원금 배분 문제를 놓고 협의회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총영사관이 최종 책임을 지고 분배하겠다는 뜻을 밝힌 후 지난 11월17일 교장회의를 마친 협회측으로부터 항의성 공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송 총영사는 “공문을 모두 7번 읽어봤는데 협의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교장들과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 돼 ‘직접 소통’을 위해 공청회를 마련했다”며 “앞으로 학부모들까지 참여하는 더 큰 규모의 공청회도 반드시 열겠다”고 다짐했다.
지원금 배분을 사실상 협의회에 일임했던 총영사관이 협의회 의견을 받아 배분액수를 결정하기로 방침으로 바꾸고, 자격을 갖춘 교사들이 상대적으로 많고 규모도 커서 시스템이 갖춰진 통합한국학교에 지원금을 더 늘리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에 대해 협의회측은 그 동안 정부지원금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배분됐는데 새로운 총영사가 이를 바꾸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개별 교회 중심의 한국학교 교장들은 “지역 특성상 현실적으로 통합이 어려운 지역이 있으며, 비싼 수업료 등으로 통합학교에 자녀를 보내지 못하는 한인도 있고, 자영업에 종사하는 부모도 많아 주말에 수업이 이뤄지는 통합한국학교에 자녀를 못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호 전 협의회장은 “협의회가 대행해 정부지원금을 배분하면서 개별 한국학교간 연합 행사가 가능하게 된다”며 “협의회의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협조해달라”고 송 총영사에게 당부했다.
송 총영사는 “총영사관이 강제할 수는 없지만 통합한국학교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면서 “지역 등 여러 특성을 감안해 지원금이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협의회와 상의해 총영사관측이 책임을 지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서북미협의회에 배정된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9.3% 줄어든 16만9,657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타코마 교육구 관내에 있는 2개의 정규 학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과목으로 개설해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도록 헌신해온 설자워닉씨와 이영주씨는 이날 공청회에서 “타코마교육구 관내 학생 가운데 한국어 시험을 치러 대학입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주 통합한국학교 윤부원 이사도 “현재 벨뷰의 뉴포트고교에서 토요일 운영중인 중국 통합학교의 경우 학생수가 900명이 넘고, 이 곳에서 배운 중국어에 대해 워싱턴주 정부가 크레디트를 인정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워싱턴주 통합한국학교도 한국어에 대한 크레디트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