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플러싱 타운홀에서 열린 한인들과의 미팅에서 블룸버그 시장이 단속과 행정 등 한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올해 한인 자영업자들은 각종 단속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지난해 여름 식당위생등급 표시제 실시 후 1년 동안 식당들이 강화된 단속으로 벌금과 벌점 폭탄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네일과 세탁 등 전 업종으로 강력한 단속바람이 불었다.
■식당 위생등급표시제 그 후 1년
식당 위생등급표시제가 실시된 이후 벌점과 벌금으로 가장 많이 시달린 곳은 한인 밀집지역인 퀸즈의 식당들이었다. A등급 비율이 가장 낮은 반면 C등급 비율은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뉴욕시 보건국이 등급표시제 실시 1주년을 맞아 지난 7월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년 동안 위생 검사를 받은 2만2,454곳의 뉴욕시 식당 중 69%가 A등급, 15%는 B등급, 4%는 C등급 또는 폐점명령을 받았다. 퀸즈에서는 61.4%가 A, 12.3%가 C등급을 받았다.
이 기간 동안 투입된 검사관의 수는 140명, 검사건수는 총 7만3,749건이었다. 등급표시제 실시 후 시민들의 관심도 급증했다. 보건국 웹사이트의 누적 방문수는 약 7만4,000회로 전년대비 7배나 증가했다. 높아지는 관심만큼 벌금액수도 늘었다. 식당 위생등급 표시제 실시 후 뉴욕시가 벌금으로 거둬들인 금액은 30%이상 증가했다. 2010년 3,280만달러의 벌금을 거둬들인데 반해 올해 벌금은 4,4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업계 전반으로 퍼진 단속 여파
소상인을 대상으로 한 단속 열풍은 전 업종으로 확대됐다. 뉴욕주와 뉴욕시 소비자국까지 가세하면서 한인 업소들의 적발 사례가 증가했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에 따르면 브루클린 한인 세탁업소 10여 곳이 올해 세탁가격표와 환불 금지 사인 미부착을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맨하탄의 한 세탁업소는 업주의 명함에 드라이클리너스 라이선스 번호가 기재돼 있지 않다며 250달러의 벌금 티켓을 발부받았으며,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의 세탁소는 ‘No Refund’ 규정을 부착하지 않아 티켓을 받았다. 지난 9월 플러싱의 한 미용실은 가격표를 부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는 등 다양한 이유로 벌금 폭탄을 맞았다.
이같은 단속은 대부분 함정단속으로 이루어지고, 한번 적발시 여러 가지의 티켓을 발부하는 것이 특징이다. 맨하탄의 한 네일업소는 지난 10월 손님을 가장한 검사관으로부터 신용카드 결제시 최저금액을 매장내에 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티켓을 받았다. 이 업소는 이밖에도 환불규정사인판 미부착, 요금 청구서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기재하지 않았다는 것 등 동시에 총 3가지 티켓을 받았다.
■터져 나오는 잡음과 부작용
하지만 상당수의 업주들은 검사결과에 납득하지 못한 채 불만을 터뜨렸다.
식당위생등급표시제의 경우 13점까지만 A를 주는데 반해 0점~100점이 넘는 점수차는 위생 교육보다는 벌금과 벌점을 남발, 벌금을 거두는 것이 1차 목적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검사관들의 검사 기준도 제각각인 점도 불만의 원인이 됐다. 한 검사관은 음료수를 보관 중인 창고를 잠그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점을 매기는가 하면 2주만에 방문한 다른 검사관은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는 등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예전에 비해 검사시간도 길어져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검사관과 업주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가 실시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단속원이 한국 음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김치에 벌점을 부과하는 등 억울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가 하면 적발될 때까지 규정위반여부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위생등급표시제의 경우 첫 검사에서 A등급을 받아야 1년 동안 검사를 나오지 않는다는 규정도 홍보되지 않아 재검에서 마음을 놓은 업주들이 3-4개월만에 나온 검사관에 벌금 폭탄을 얻어맞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코리아타운번영회가 이와 관련 뉴욕시에 불만사항을 전하고 시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인 업주들은 협회나 시정부 차원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이 실시돼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한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1월 A등급 식당 벌금을 면제시키는가 하면 지난 10월 뉴욕 한인들과의 첫 타운홀 미팅에서 김치 등 한국음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홍보에 노력할 것을 약
속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단속바람은 여전히 거셀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소비자보호국은 올해 단속 수준은 예년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업소들에 대한 단속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희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