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에 재학 중이던 다니엘 김씨가 2007년 권총으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대학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벌여온 김씨 부모와 대학 간에 최근 합의가 이뤄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김씨 가족의 공개로 외부에 알려지게 됐으며 지난 달 훼어팩스 카운티 법원 판사가 서명한 합의서에 의하면 대학은 자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학생의 부모나 보호자에게 즉시 상황을 보고하도록 정책을 바꾸기로 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또 이 신문은 김 씨의 아버지 윌리엄 김 씨가 “어떤 부모도 자식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 때 이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남아있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김 씨의 부모는 대학 측이 문서로 정책 변경 사실을 남겨주길 원했다고 덧붙여 보도했다.
다니엘 김은 조승희가 캠퍼스에서 32명을 살해하는 사건을 일으킨 그해 11월 대학 인근 도시 크리스찬스버그의 대형 마트 ‘타겟’ 주차장에서 머리에 권총을 쏴 죽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에 앞서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이던 다니엘 김의 친구는 버지니아텍에 다니엘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으나 대학은 ‘위협조사반(Threat Assessment Team)’에 조사를 명하고 경찰을 김 씨의 집에 보내 상황을 파악하도록 했다. 당시 다니엘 김이 200달러 상당의 권총을 구입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경찰은 그가 권총을 실제로 구입한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으며 삼 주 후에 그가 권총을 실제로 구입했고 자살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학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 번도 알려준 적이 없고 아들의 친구가 대학에 보낸 이메일도 먼 훗날 알게 됐다는 것이 김 씨 부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텍은 지금까지 학생들은 이미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는 어른이기 때문에 부모에게 경고를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반면 버지니아 주법은 조승희 사건 이후 ‘심각한 육체적 상해’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학생의 부모에게는 반드시 공지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편 다니엘 김의 부모는 아들의 자살은 8개월 전에 발생한 조승희 총격 사건과 관련이 없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아시아계 주민이 5,000명 밖에 안되는 버지니아주 몽고메리카운티에서 그렇지 않아도 소외감을 느끼고 있던 아들이 조승희 사건이 일어나자 더욱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점을 고통스러워 했다는 것.
포스트는 윌리엄 김 씨가 “아들이 인종 차별 의식이 있는 학생들로부터 조롱을 당하고 심지어 주먹세례를 받기도 했으며 이 때문에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다녔다”면서 “북버지니아에서 온 조승희 처럼 되어간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윌리엄 김 씨가 “만일 그곳이 전혀 다른 환경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아들을 그 대학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고 인용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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