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장비 1위 AMAT와 협력
▶ 50억불 투자 ‘에픽센터’ 1호 멤버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장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건설하는 차세대 연구개발(R&D) 센터의 창립 멤버로 합류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폭증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물리적 한계에 봉착한 미세 공정 난도를 극복하기 위해 소재·장비 기업과 초기 단계부터 협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삼성과 AMAT은 기술 동맹을 통해 차세대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선 AMAT코리아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에픽(EPIC) 센터’의 펀딩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삼성전자가 새로운 생태계에 동참해 기술 개발 협력을 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픽 센터는 AMAT가 총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해 짓는 반도체 장비 R&D 시설로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장비 R&D 투자 중 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기존 반도체 개발은 공정별로 구획화된 직렬적 방식으로 진행돼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에픽 모델은 소재 공학 기업과 반도체 제조사가 한 공간에서 병렬적으로 연구를 수행한다. 이를 통해 연구실(Lab)에서 제조 시설(Fab)로 이어지는 기술 상용화 속도를 대폭 높인다는 구상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부회장은 “삼성과 AMAT는 선도적인 반도체 장비 기술 발전을 위해 오랜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에픽 센터에서 양사 간 기술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게리 디커슨 AMAT 최고경영자(CEO) 또한 삼성전자와 협력해 첨단 기술을 시장에 더 빠르게 선보일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옹스트롬(100억분의 1m)’ 시대를 대비한 신규 트랜지스터 및 배선 혁신 기술도 대거 공개됐다. 반도체 회로 선폭이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로 줄어들면서 발생하는 저항 증가와 전력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이다.
가장 주목받은 기술은 배선 공정의 소재 변화다. AMAT는 기존 텅스텐을 대체할 신소재로 몰리브덴을 제시하며 이를 증착할 수 있는 ‘센트리스 스펙트럴’ 장비를 선보였다. 미세 공정이 고도화될수록 배선 내 저항이 커져 칩 성능을 저하시키는 병목현상이 발생하는데 몰리브덴은 텅스텐보다 저항이 낮고 더 얇은 두께로 증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소비 전력을 낮추고 칩 내부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신규 장비도 소개됐다. 먼저 ‘프로듀서 비바’는 반도체의 통로인 나노시트 표면을 원자 단위로 매끄럽게 다듬는 산화 공정 장비다. 저온에서 작동해 열에 의한 손상을 줄이면서도 전자가 잘 흐르게 만들어 칩 성능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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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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