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재
뉴욕 사회1팀
처음엔 당연히 인터뷰를 거절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서류 미비자라는 신분이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릴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자신의 소신까지 밝히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는 여학생의 당찬 모습에 자못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얼마 전 뉴욕시청 앞 계단에서 열린 드림법안 통과 촉구 시위에서 연사로 나선 한인 에밀리 박씨의 얘기다.
박 씨는 현재 드림액트 법안 수혜대상에 포함되는 서류미비 학생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드림 스칼라에서 소위 ‘드리머’(Dreamer)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그룹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드림액트 통과의 꿈을 안고 정치계를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은 물론 시위, 홍보 활동에 여념이 없다.
“사람들이 흔히 불체자 혹은 불법체류자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 말 자체가 불법체류 신분의 사람들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어요. 부모를 따라 왔는데 자식에게도 불체자의 낙인을 찍고 교육의 권리마저 박탈하는 것은 연좌제 아닌가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주위에 서류미비 학생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는 박 씨는 “혼자서 끙끙 앓지만 말고 함께 행동하고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자도 박 씨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서류 미비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체 신분의 부모를 따라온 죄 밖에 없다. 그 때문에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교육을 받을 권리조차 박탈당한다는 건 정말이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럴 때 일수록 박씨의 말처럼 서류미비 학생들간에 연대하고 이민단체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아이들 미래가 걸려있는 드림 액트라서 더욱 그렇다. 이 같은 노력이 지속돼야만 지난 10년간 공화와 민주 양당의 정치적 재물이 돼 온 드림법안이 마침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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