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천일의 약속’ 문권 역.."2011년 다시 태어난 느낌"
"이번 드라마에서는 거의 매회 울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서서히 감정이입이 되니 나중에는 수애 누나만 보면 눈물이 나왔어요."
’박유환’이라는 본명보다 ‘문권’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듯하다.
지난 20일 종영한 SBS ‘천일의 약속’에서 이서연(수애 분)이 끔찍하게 아끼던 하나뿐인 남동생 문권을 연기한 박유환을 21일 을지로에서 만났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원 없이 울어봤다. 알츠하이머로 무너져내리는 누나를 바라보며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원래도 눈물이 많은 편이에요. 하지만 우는 연기는 또 다른 문제죠. 힘들었어요. 초반에는 안약의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후반부에서는 절로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런 문권으로 인해 ‘천일의 약속’은 누나를 향한 ‘문권의 순애보’이기도 했다. 또 서연 역시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최후까지 문권의 존재는 정신에서 놓지 않았다.
박유환은 연기를 하면서 다섯 살 터울의 친형인 그룹 JYJ의 박유천을 수애에 대입시켜보기도 했고, 이서연의 상황을 실제라고 생각하면 연기했다고 전했다.
"서연과 문권의 끈끈한 남매의 정은 저와 유천이 형의 형제애와 실제로 비슷해요. 사실 전 모든 형제가 저희처럼 끈끈한 줄 알고 자랐는데 아니더라고요.(웃음) 제게 형은 아버지 같은 존재이고 어려서부터 형에게 의지해서 자랐어요. 문권이도 서연 누나와 단둘이 의지하며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제 실제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는 "수애 누나가 유천이 형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하면 가슴이 찢어졌다. 상상만 해도 너무 슬픈 상황"이라며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처음부터 실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천일의 약속’의 인기로 박유환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어딜가도 ‘문권이다!’라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러다 보니 촬영장 밖에서도 계속 슬퍼해야 할 것 같았어요.(웃음) 덕분에 ‘내가 배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박유환에게 2011년은 잊을 수 없는 해다. 지난 2월 MBC 주말극 ‘반짝반짝 빛나는’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해 MBC 사극 ‘계백’을 거쳐 ‘천일의 약속’까지 3편의 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하며 얼굴과 이름을 알렸기 때문이다.
"2011년 다시 태어난 느낌이에요. 2011년이 제게는 시작의 의미입니다. 정말 운이 좋았고 즐거웠습니다. 지난 1년간 너무나 많은 것을 배웠고 덕분에 성숙해진 것 같아요."
형,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서 살다 5년 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연기에 눈을 뜨기 전까지 꿈이 없었다고 한다.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어요. 또래보다는 형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고민과 생각이 많았어요. 연예계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아예 꿈이 없었어요. 하고 싶은 게 없었죠. 어려웠던 가정환경과 여러 트러블로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 내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를 몰랐던 것 같아요."
그러다 형 박유천을 통해 연기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그는 지난해 1년간 연기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리고 올초 난생처음 본 연기 오디션에서 덜컥 합격해 ‘반짝반짝 빛나는’에 출연하게 됐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한서우가 미국 교포 출신으로 한자성어 등에 서투르지만, 나이보다 웃자란 캐릭터라는 점이 실제의 그와 맞아떨어지면서 그는 데뷔작에서 바로 시청자의 눈에 들 수 있었다.
"연기를 1년 정도 배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을 연기한다는 게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사실 형을 보면서 나도 형처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까 안되더라고요.(웃음) 형은 프로라는 것을 느끼면서 나도 형처럼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습니다. 나중에는 형과 같은 작품에서 연기해보고 싶어요."
"올 한해 너무 즐겁게 연기했다"는 그는 "두려움 없이 즐기면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게 내 강점인 것 같다. 내년에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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