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192개국을 자전거로 누볐습니다. 인생은 어차피 여행인데 전 특별히 자전거로 달리며 남북통일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메신저인 셈이지요.”
2001년부터 전 세계를 자전거로 여행하고 있는 한국인 윤옥환 씨(49)가 워싱턴을 찾았다. 영국의 런던을 거쳐 12월2일 뉴욕에 도착한 후 자전거로 뉴저지, 피츠버그를 지나 버지니아에 당도한 것이다.
“슬로바키아의 영화 제작자가 제 스토리를 담은 영화를 찍는데 미국에서의 촬영 스케줄이 1월10일경으로 잡혔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다시 와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윤옥환씨가 워싱턴에 온 건 지난 2009년 미국 일주 여행을 위한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윤씨는 4개월에 거쳐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플로리다, 워싱턴 등 미 동부를 거쳐 캐나다 토론토까지 자전거 투어를 한 바 있다.
윤씨가 지난 10년 동안 은륜에 몸을 싣고 세계를 떠돌고 있는 것은 남북통일과 세계 평화를 알리기 위한 여정이라 한다.
“남북이 통일이 되어 하나가 되면, 세계도 그와 같은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남북분단의 아픔을 소개하고 ‘One Korea, One World’라는 구호를 옷에 부착하고 메시지를 전합니다.”
윤씨가 자전거 투어 통일운동가를 자처한 건 어려서부터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체질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인식이 강했으며 전두환 정권이던 중앙대 법대 재학 시에는 데모를 하다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며 “그 동안 배웠던 학식과 실제 세상에 대한 경험 간의 차이를 배우고 싶었는데 세계를 다니며 남북통일을 호소하는 일과 병행하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2001년 7월 말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 천진에서 시작한 자전거 투어로 그는 지금까지 192개국을 달렸다. 그가 가보지 못한 몇 안 되는 ‘나라’ 중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윤씨는 못간 게 아니라 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남과 북은 하나이며 북한도 내 나라”라며 “내 나라를 가는데 비자를 받아 가는 게 싫어서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하루 평균 200킬로미터를 여행하며 그는 경비를 아끼려 하루 두끼 분의 빵을 사 길에서 먹고 잠은 24시간 운영 카페나 트럭 스탑 등에서 쪽잠을 잔다고 한다.
“길에서 달리고, 길에서 생각하고 쉬며,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온통 길 위의 10년이었습니다. 이제는 자전거를 탄다는 생각이 아니라 말을 타고 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지금은 매스컴 등을 통해 알아보는 외국인들이 많아져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길도 받는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라이프 인 어 데이’ 월드 프리미어에 초대됐다. 선댄스 영화제에 출품된 장편 다큐영화에 출연한 것이다. 다음 달쯤에는 뉴욕에서 사진집도 발간될 예정이다.
1월에 영화촬영 후 귀국할 윤옥환씨는 내년 4월 총선에서 그의 자전거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려 한다.
“직접 정치를 통해 남북통일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보고 싶은 결심을 세웠습니다.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면 진심어린 노력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을 성사시키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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