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가 쓴 우화집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 나오는 스토리다. 땅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많았던 바흠이라는 농부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광활한 농토를 소유하는 촌장이 아주 헐값으로 땅을 팔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그 촌장을 찾아갔다.
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농토를 파는 조건이 아주 특이하였다. 농토의 가격은 언제나 일정한데 하루 당 1천 루불 이라는 것이다. 관심이 많은 바흠이 촌장에게 물었다. “<하루 당>이라는 계산법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촌장이 대답했다. “우리는 평당 얼마라는 계산법을 모릅니다. 우리는 다만 하루치로 땅을 팝니다. 출발점을 떠나 하루 동안 당신의 발로 밟고 돌아 온 땅이 바로 당신의 땅이 됩니다. 그리고 하루 당 가격이 1천 루불 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바흠은 마음이 기뻐 흥분되기 시작했다. 바흠은 이튿날 아침 일찍 동트기 전에 출발점으로 나가 촌장이 나타나기만 기다렸다.
마침내 촌장의 일행이 나타나 바흠을 알아보고는 “자, 이제 출발하십시오.”
라고 말했다. 바흠은 속으로 “내가 열심히 달리면 아마 100만 평 정도는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거야.”라고 중얼거리면서 힘차게 달려 나갔다. 100만 평의 땅을 바라보며 달리는 바흠의 두 눈은 거부가 되는 꿈으로 활활 타올랐고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 차 해가 솟아오를수록 발걸음도 점점 빨라졌다.
어느덧 하루의 시간도 많이 지나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그러나 바흠은 “조금만 더 가자, 조금만 더 간 후에 돌아가자.” 라고 중얼거리며 계속 앞으로 나갔다. 더 앞으로 나갈수록 점점 토질이 좋아졌으므로 지금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해가 서쪽으로 기우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돌아 갈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갔다.
한참을 정신없이 나가다 보니 어느덧 해가 아득한 지평선 아래로 숨어들고 있었다. 촌장과 출발점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이 가까웠음을 직감한 바흠은 그 자리에서 돌아서서 혼신을 다해 내달렸다. 바흠의 마음을 아는 듯 다행히 해는 아직 지평선 바로 위에서 얼굴을 내밀고 머뭇거리고 있었고 언덕 저 건너편에서 기다리고 있는 촌장의 일행의 모습도 아지랑이처럼 희미하게 보였다.
이제 바흠은 마지막 힘을 다해야 할 순간임을 알아챘다. 그는 젖 먹던 힘을 다하여 내 달렸다. 그리고 간신히 출발점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에 심장이 찢어지는 뜻한 통증을 느끼면서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서 쓸어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촌장은 쓰러진 바흠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이 우화가 우리에게 시사(示唆)하는 교훈이 무엇인가? 절제다. 무슨 일이 잘되면 잘 될수록 절제와 겸손을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높은 산을 등정할 때 꼭 지켜야 할 철칙 한 가지가 있다. “정상에 오래 머물지 말라.”는 것이다. 바흠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너와 나의 이야기이며, 리더라면 누구든지 가슴에 깊이 담아 놓아야 할 잠언이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이스라엘 최고 전성기의 왕이었다. 그의 부의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상아와 정금으로 자신이 앉는 보좌를 만들고 식탁과 그릇을 만들 정도였다. 그러나 그의 인생의 마지막은 헛되고 허무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그에게 주어진 부와 권력을 절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권력을 쥐고 흔드는 정치인들, 부를 경영하는 기업가들, 세상 인기를 생명처럼 여기는 스타들과 유명인사들, 그리고 교회 목회자들 까지도 꼭 기억하라. 절제가 수반되지 않는 축복은 어떤 것도 위험하다는 것을.
인간의 허영심의 생리와 그 위험성을 가장 예리하게 지적한 사람은 팡세의 저자 블레즈 파스칼이다. 비슷한 시기에 명성을 얻었던 철학자 몽테뉴나 데카르트가 인간이 가진 이성의 욕망을 높이 찬양하고 있을 때, 파스칼은 인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허영심의 어두운 그림자를 꿰뚫어 이렇게 지적했다. “자기자랑과 허영에 집착하며 절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반드시 무너진다.”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형편에서든지 자족하기를 배우라.” (빌립보서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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