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최악의 불황으로 2011년은 모두에게 고난과 시련의 한해였다. 워싱턴주 정부는 급격한 세수감소로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져 서민복지를 사실상 포기하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경기침체와 실업사태 속에 주민들은 ‘자린고비 가계부’로 버텨야 했다. 역대 최대의 선거 접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전 연방 상원의원이 사고로 사망하는 등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AP통신 등 주류사회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본보가 ‘2011년 서북미 톱 10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520번 부교 통행료 징수
말도, 탈도 많았던 520번 다리 통행료가 12월 29일 새벽 5시부터 징수되기 시작했다. 레이크 워싱턴을 가로질러 시애틀과 벨뷰 지역을 연결하는 520번 다리의 통행료 부과는 두 도시에 거주하는 한인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행료는 시간대 별로 무료에서 최고 3.50달러(편도)까지 부과된다. 자동징수 시스템인 ‘Good To Go’ 트랜스폰더를 부착하지 않는 차량은 통행료에 우송료 1.50달러가 추가된다. 통행료 지불 방식은 트랜스폰더 이용이 가장 간편하다. 그 밖에 돈을 예치해놓고 입력된 번호판을 감지해 부과하는 선불카드 방식, 14일간 이용권을 구입하는 신용카드 방식 등 4가지가 있다.
그레고어 주지사 불출마 선언
크리스 그레고어 워싱턴 주지사가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1992~2004년 주 법무장관을 역임한 그레고어는 2004년 공화당 후보 디노 로시와 처음 맞붙어 두 번의 재검표 끝에 133표차로 주지사 자리를 거머쥐었다. 그녀는 2008년에도 다시 로시와 대결을 벌여 19만여 표차의 압승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내년 주지사 선거에서는 한인사회에도 얼굴을 자주 비치는 공화당의 랍 맥키나 주 법무장관과 그레고어 지사의 후광을 입은 민주당의 제이 인슬리 연방 하원의원이 맞붙는다. 선거전이 본격 시작되기 전부터 불꽃튀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지 여론조사에서는 맥키나 후보가 간발차이로 앞서고 있다.
계속되는 주정부 재정위기
2013년 6월까지인 현 회계연도에 워싱턴주 세금수입이 추가로 14억 달러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는 등 주정부 재정위기가 3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 의료보험인 베이직헬스의 신규가입이 중단되는 등 보건ㆍ의료ㆍ복지ㆍ교육 등 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가 축소됐다.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대거 감축됐고 민간부문에서도 불황이 지속되면서 주 실업률이 9%를 웃돌았다. 지난달 8%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근로자들이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다. 소비감소로 많은 업소들이 문을 닫거나 운영을 축소하는 등 경제고통지수가 최악의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UW 새 총장에 마이클 영 취임
서북미 최고 명문인 워싱턴대학(UW)에 유타대학의 마이클 영 총장이 선임돼 취임했다. 영 총장은 몰몬교 창시자인 브리검 영의 직계 후손으로 알려졌으며 역시 몰몬교 소속인 유타주 브리검 영 대학을 졸업했다. 하버드 로스쿨 출신인 그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20여간 강의했고, 조지 워싱턴대학 법대학장을 거쳐 지난 2004년 유타대학 총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일본 법과 인권법에 능통하며 조지 H. 부시 대통령 시절 무역과 환경담당 대사 및 농무부 등의 법률자문으로 일했다. 재임 7년간 유타대학의 위상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을 들은 영 총장은 UW총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재혼했다.
UW 등록금 1만 달러 시대
워싱턴대학(UW)이 등록금 1만 달러 시대를 맞았다. UW은 지난 여름 주정부 지원금 축소에 따른 예산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등록금20% 인상을 확정했다. 연간 8,701달러였던 주내 학생의 등록금은 지난 가을 학기부터 1만574달러로 올랐다. UW은 내년 봄에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학부모들의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주내 거주 UW 학생들의 연간 학비는 책값과 기숙사비 등을 모두 합쳐 2만4,000달러에 달한다. 타주 출신 및 유학생들의 등록금은 무려 2만7,230달러로 올랐다. UW 등록금은 전국 공립대학 중 상위그룹에 속한다.
보잉 787기 마침내 인도
보잉의 차세대 첨단 여객기인 ‘드림라이너’(787 모델)가 수차례 차질을 빚은 끝에 마침내 인도됐다. 보잉은 당초 예정보다 3년 늦은 지난 9월26일 드림라이너 1호기를 첫 주문고객인 일본 전일항공(ANA)에 넘겼다. 787기는 여객기로는 처음으로 동체에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단단한 탄소합성 섬유를 사용, 연비를 기존 767기보다 20% 높였다. 기체 창문이 더 크고 높아졌으며 실내 습도 또한 쾌적한 상태로 유지된다. 보잉은 821대의 787기를 수주, 2018년까지 작업량을 확보했다. 드림라이너는 2013년 선보일 라이벌 에어버스의 A350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UW 여학생 ‘이탈리아 살인’ 무죄
이탈리아 유학 도중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4년 이상 복역했던 워싱턴대학(UW) 여학생 아만다 녹스(24)가 마침내 무죄를 선고 받고 시애틀 집으로 돌아왔다. 이탈리아 페루지아 항소법원은 살인혐의의 결정적 증거인 DNA가 경찰에 의해 오염됐을 수 있어 증거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배심원단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자유의 몸이 된 녹스는 즉각 교도소에서 풀려나 다음날 시택공항에 도착했다. 녹스의 항소법원 재판과정은 전세계에 TV로 생중계됐다. 녹스의 무죄 선고에도 불구하고 살인사건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미제로 남게 됐다.
‘월가 점령’시위 시애틀서도 본격화
부의 편재와 금융기업의 횡포에 항거하는 소위 ‘월가 점령’시위가 시애틀에서도 본격화됐다. 지난 10월하순부터 수십~수백명의 시위자들이 다운타운의 웨스트 레이크 파크에 텐트를 치고 연일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주요 도로를 점거하기도 했다. 시애틀 시당국이 교통질서와 마약밀매 예방 등의 차원에서 공원을 폐쇄하자 이들은 캐피털힐의 시애틀 센트럴 커뮤니티 칼리지로 농성장소를 옮겼으나 최근 그 곳에서도 퇴출명령을 받고 철수했다.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점령’ 시위는 시애틀과 포틀랜드 등 서북미 도시는 물론 서울과 유럽도시들에까지 확산됐다.
하드리커 판매 결국 민영화 결정
워싱턴 주정부가 80년간 독점해온 하드 리커 판매가 결국 민영화됐다. 코스트코가 2,270만 달러를 쏟아부으며 주도한 하드리커 민영화 주민발의안(I-1183)이 11월8일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328개의 주정부 운영 리커 스토어가 내년 6월까지 폐쇄되며 코스트코를 비롯한 세이프웨이ㆍQFCㆍ프레드마이어ㆍ앨벗슨스ㆍ샘스클럽ㆍ트레이드 조스 등 1만 평방피트 이상의 매장과 주류판매 면허를 보유한 대형 수퍼마켓들이 하드리커를 판매한다. 특히, H마트, 부한마켓, 팔도식품 등 대형 한국마켓도 한인들의 기호 주류인 소주를 비롯한 각종 하드리커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부활절 아침 가족 6명 몰사
지난 4월24일 새벽 1시 30분께 밴쿠버(워싱턴주) 교외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이 사건이 파산과 이혼 후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가장이 저지른 방화였다며 사망자는 가장인 투안 다오와 그의 6~13세 자녀 5명이라고 밝혔다. 노스 포틀랜드 페덱스 직원인 다오는 지난해 16만 달러의 카드, 도박 빚을 견디다 못 해 파산신청을 했으며 화재가 난 집 역시 차압상태였다. 은행 직원인 다오의 전 아내 로리 다오와 13세된 딸은 이날 가족과 함께 있지 않아 다행히 화를 면했다.
타코마 교사들 파업 강행
타코마 교육구 소속 교사들이 지난 9월 파업을 강행, 관내 2만8,000여 초중고교 학생들이 개학하자마자 임시 방학을 맞아야했다. 타코마지역 교사들이 파업을 벌인 것은 1990년대 워싱턴주 전체 교사들의 결정에 따른 파업에 이어 20여년만에 처음이며, 자체 파업을 벌인 것은 1978년 이후 33년만에 처음이다. 교육구측과 임금단체협상에 실패한 교사노조는 두차례 파업찬반 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했으나 크리스 그레고어 주지사의 중재로 단체 임금협상안에 잠정합의함으로써 전체 일수로는 10일, 수업일수로는 8일만에 학교로 돌아와 수업이 정상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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