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서 가운데 하나인 벽암록에 보면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알에 든 병아리의 울음 소리를 듣고 어미가 밖에서 부리로 알껍데기를 쪼아 깨뜨리는 상황을 묘사한 구절입니다. 생명의 탄생은 그저 알을 깨기 위해 절치부심한 병아리의 노력으로만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생명을 향한 어미의 애뜻한 마음이 함께 마주쳐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마치 이 세상 모든 것을 우리의 노력과 의지로만 이루어 가듯이 살아갑니다.
그래서 내 의지대로 혹은 내 능력이 미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됩니다. 성공과 실패, 그리고 행복과 불행의 경계가 결국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오해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알을 깨는 병아리의 노력도 생명을 잉태한 어미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우리의 노력은 고사하고 우리는 존재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미약한 병아리의 울음소리를 듣고 함께 껍데기를 쪼아주는 어미의 사랑처럼, 유한한 존재인 우리를 위해 매순간마다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없었다면 우리는 온전한 삶을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해서 우리의 삶은 그 자체로 축복이요 감사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진년 새해의 첫 발걸음을 이제 막 시작한 우리에게 주시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비록 우리에게 주어진 365일이 모두의 바람처럼만 흘러가지 않을지라도, 그 순간 조차 하나님의 은총이 물 댄 동산처럼 우리의 심령을 채워주고 계시다는 믿음을 놓치 마시기 바랍니다. 삶을 향한 우리의 몸부림 저 너머에서 우리와 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위로받고 힘을 얻어 생명의 귀한 열매를 맺는 한 해가 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이스트베이교회 협의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