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치료는커녕 당장 끼니 막연한 한인 수두룩
본보 불우이웃돕기 수혜 신청 20일까지 접수
페더럴웨이에서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한인여성 Y씨(53)는 이처럼 힘든 미국 생활은 처음이다. 조그만 가게를 세로 얻어 자영업을 하며 대학생 딸을 양육해온 Y씨는 2년 전 불황으로 가게 세를 내지 못하자 건물주인이 열쇠를 바꾸고 쫓아내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집 모기지도 낼 수 없게돼 조정을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해 결국 집도 은행으로 넘어간 상태로 연락만 오면 당장 나가야 할 형편이다.
Y씨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심화되면서 당뇨병을 얻었고, 간기능도 크게 떨어져 약조차 쓰기 어렵게 됐으나 보험이 없어 한인의사들이 운영하는 렌튼의 코너스톤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일자리를 찾아 나서 가까스로 한인 식당의 캐쉬어로 일을 하게 됐지만 건강이 나빠 많은 시간을 일할 수 없고, 식당도 장사가 되지 않아 충분하게 일할 시간도 안돼 모녀가 먹고 사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딸도 학비가 없어 대학 공부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지만 일자리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Y씨는 이같이 딱한 사정을 담아 최근 아시안상담소(ACRS)를 통해 본보 불우이웃돕기 이사회에 성금수혜 신청서를 냈다.
역시 페더럴웨이에서 렌트로 살며 어린 딸만 4명을 두고 있는 40대 한인 H씨 부부도 딱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질환으로 시력이 나빠진 남편은 운전할 수 없어 집에서 전화 통역 일을 하고 있다. 올해 40세가 된 부인은 지난 연말 우체국에 파트 타임으로 취직했지만 연말연시가 지나면서 일자리가 없어져 수입이 끊겼다.
H씨는 “아이들은 주정부로부터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만 부부는 보험이 없어 남편 치료도 힘들고, 당장 수입이 없어 렌트도 내지 못할 상황”이라며 “제발 파트타임이라도 일자리를 찾고 싶다”고 본보에 하소연했다. 본보의 불우이웃돕기 수혜 신청은 오는 20일까지 대한부인회ㆍ한인생활상담소ㆍ아시안상담소(ACRS)를 통해 접수된다.
이처럼 불황의 그늘 속에서 힘들게 버텨가고 있는 한인들도 많지만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미국인들도 적지 않다.
워싱턴주 연방 상원의원인 패티 머리 의원은 지난 11일 시애틀과 메스리빌 등 실업자 가정 몇 군데를 방문, 그들의 어려운 상황을 직접 듣고 이들의 사연을 연방의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머리 의원은 지난 연말 통과돼 실업수당이 2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장됐지만 오는 3월말이면 실업수당 연장법안이 만료돼 당장 생계를 이어가지 못할 가정이 넘쳐나기 때문에 이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머리 의원은 “아기 기저귀를 구입하지 못할 정도로 딱한 사정에 처해 있는 실업자 가정도 많다”며 “연방의회가 실업 수당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는 연장하도록 법 통과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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