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의료비 부담으로 아파도 병원을 찾지 못해 병을 키우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장을 갖지 못한 한인들은 의료보험이 없어 턱없이 비싼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가도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인 유학생인 신모(30)씨는 심한 두통과 무기력증으로 미국 병원을 찾았으나 비싼 검진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결국 CT 검진을 포기해야 했다. 한동안 고통을 참을 수밖에 없었던 신씨는 결국 한국에서 검진을 받고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신씨는 “한국을 가지 않았다면 뇌종양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 의사로부터 그나마 이제라도 발견돼서 다행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씨는 “미국에서 치료 받는 것은 포기했다. 뇌종양 수술도 한국에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료보험이 없는 상태인 한인 학생 강모(25)씨도 신씨와 비슷한 경우.
농구를 하다가 발을 심하게 다친 강씨는 비싼 병원비 때문에 치료를 미루고 통증을 참아오다 뒤늦게 골절이 악화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치료시기를 놓쳤고 더 비싼 치료비를 부담할 수밖에 없었다.
직장이 있어도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일부 한인 직장인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한인 이모씨는 직장에서 의료보험을 보장하지 않고 있어 개인 보험을 가입했으며 월 1,000달러에 달하는 비싼 보험료 때문에 보험 탈퇴를 심각히 고민 중이다. 최근에는 보험료마저 1,300달러로 인상돼 보험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씨는 “어린 자녀들 걱정에 의료보험을 탈퇴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현재 상태로는 보험료를 감당하기가 힘들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처럼 어려운 경제적 사정 때문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한인들은 워싱턴 봉사센터 등 비영리단체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애난데일 소재 워싱턴한인복지센터의 장진석 소셜워커는 “최근 도움을 요청하는 한인들의 전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은 어떻게 하면 무료 또는 저렴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소셜워커는 “비교적 간단한 내과 치료를 요할 경우 저소득 무보험자들을 위한 호프 클리닉(Hope Clinic)을,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훼어팩스 카운티가 운영하는 CHCN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지센터에 따르면 이들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소득이 연방 빈곤선의 200% 이내여야 하며, 특히 CHCN의 경우 저소득 불체자, 영주권자, 시민권자는 이용할 수 있으나 유학생이나 취업비자 소유자는 이용할 수 없다.
<허준·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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