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준재(내과전문의)

“점령군의 헛발질?”이라는 제하에 그 1%란 알고 보니 의사와 변호사더라는 뉴욕타임스 기사다. 그 기사는 정작 상위 1%의 고소득층을 조사해보니 뜻밖에 “월스트릿을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고 작년 9월부터 맨하탄 주코티 공원에 진을 치고 고함지르며 데모하던 그 대상이 상위 1%가 금융계 종사자들이 아니더라는 내용이다. 연소득 38만 달러(약4억4000만원)이상을 상위 1%라 부르는 모양인데, 의사가 19만2,298명으로 의사 전체 수의 20%가 이 그룹에 속하고, 다음으로 변호사가 14만5,564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는 얘기다. 한편으로 ‘사(師)’자 붙은 ‘도둑놈’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하지만 이솝우화의 신포도 비유정도라 차치해 버린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로 세상엔 변혁의 바람이 불고, 혁명의 폭풍이 여기저기 감지되고 있다. 클린턴이 대선 과정에서 잘도 구사해서 대통령이 되었던 그 구호 “경제야 경제, 이 바보들아”하던 그 말을 절감하고 있다. 사람들이 춥고 배고파지면 혁명-곧, 세상을 송두리째 보자는, 그리고 새로운 정치, 사회 패러다임을 찾는 경향이 있다는 것쯤이야 역사전공이 아니더라도 대강 짐작할 수 있다. 전문적 시위꾼들도 있지만 누가 불쏘시개 노릇만 하면 우르르 모여 ‘사회
정의’를 부르짖고 “너희들만 잘살기냐”고 핏대를 세운다. 월가의 데모현상이 전세계 80여개국으로 퍼진 이유가 거기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사무실에 감기몸살 기침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온갖 직장인들이 사무실에 들리고, 증세가 덧나기 전에 이런저런 치료를 해주니 그들은 시름시름 좀 앓더라도 경제현장(돈벌이)으로 다시 나설 수 있다. 의사들은 환자들이 그렇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