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어 구조대, 실종된 두 한국인 상황에 우려
기상악화로 수색 작업도 지연
<속보> 마운트 레이니어 정상 정복에 나섰다가 실종된 한국인 양은석(55ㆍ오리건 유진)씨와 진설희(54ㆍ여ㆍ서울 노원구 중계동)씨의 구조작업이 9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대측이 처음으로 이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레이니어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패니 올드 대변인은 24일 “양씨와 진씨 등 실종자 4명이 현재까지 살아있다는 희망이 최소한의 상태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올드 대변인은 최근 유일하게 최상의 기상 조건을 보여 열 감지기가 장착된 헬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던 23일까지만 해도 “실종자들이 겨울 산행 장비를 잘 갖추고 있어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왔다.
올드 대변인이 비관적인 입장으로 바뀐 것은 이처럼 대대적인 수색 작업에도 전혀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데다 현재 레이니어 산의 기상상황이 최악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 주변에는 시속 100마일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고, 폭설로 인해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는 ‘화이트 아웃’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노련한 산악인들인 양씨 등이 눈 속에 구덩이를 파고 대피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식량이 바닥나 탈진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양씨와 진씨는 빙폭 등반으로 이름난‘크로니산악회’회원들로 스키나 눈신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텐트와 GPS 등 겨울산행 장비를 잘 갖추고 산행에 나섰다. 하지만 13일 정상 등정에 나서 16일 귀환할 예정이었던 이들이 가지고 갔을 식량 등은 1주일치 이상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구조대는 추정하고 있다. 이 추정을 근거로 하면 이들이 살아있다 하더라도 1주일 이상 식량이 없는 상태에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크로니산악회는 회원들에게 홈페이지를 통해 “양씨와 진씨가 장비를 잘갖추고 있고, 산에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어 추위와 배고픔을 잘 견디고 반드시 살아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운트 레이니어의 기상이 다시 악화돼 24일과 25일 수색 작업을 중단한 구조대는 “통상 1년 동안 레이니어 정상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1만명에 달하며, 기상이 좋지 않은 겨울에 등정에 나서는 사람은 수 백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구조대는 “통상적으로 겨울에 레이니어 든반의 전진기지인 캠프 뮈어만 가더라도 강풍이 불고 눈보라가 치면 등정 조건이 거의 에베레스트와 비슷해진다”며 “겨울 산행은 각별하게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등반 전문가들은 겨울 산행시 ▲식량ㆍ물ㆍ겨울옷 등은 자기 배낭에 휴대하고 ▲ ‘나 홀로 산행’은 가급적 삼가고 팀당 10명 이내로 적정 인원을 이루며 ▲얼음도끼, 크램폰, 램프, 무전기 등 등산 필수장비를 꼭 챙길 것 등을 조언했다. 또 산행 전 반드시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의 경로를 미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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