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스트립 / 마가렛 대처
마가렛 대처 전기영화 지난 6일 개봉
영국인에겐 사랑과 증오 대상으로 갈려
메릴 스트립 좋은 연기‘오스카 후보감’
영국의 유일한 여수상으로 지난 1979~1990년 영국을 통치한 마가렛 대처의 전기영화‘철의 여인’(The Iron Lady-현재 상영 중)이 지난 6일 영국에서 개봉되면서 다시 한 번 대처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에 격렬한 찬반론이 일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현재 86세로 런던에 칩거한 채 치매를 앓고 있는 대처는 영국 사람들에 의해 사랑과 증오의 대상으로 뚜렷이 나뉘어져 있는데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대처를‘미시즈 T’라고 부르는 반면 증오하는 사람들은‘그 독종’이라고 부른다.
이 영화가 영국 시민들로 하여금 대처에 대한 찬반반응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유는 보수당 토리가 집권한 현 영국의 정치 경제 및 사회상황이 대처시대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대처 집권 때 12세였던 데이빗 캐메론 영국수상을 비롯해 대처 정권 하에서 성장한 현 보수당 정치인들은 자신들을 대처의 후계자들이라 부르면서 작은 정부와 자유기업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공공 복지비를 마구 칼질하고 있다. 이와 함께 1994년 이래 최고에 달했던 캐메론 집권 초기의 실업률과 토리와 노조 간 대결도 대처시대를 그대로 닮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대처 숭배자들은 그를 영국을 사회주의의 무기력감으로부터 구출해 나라의 원기를 회복해 준 윈스턴 처칠 이후 20세기의 가장 강력한 통치자로 여기고 있다. 미국의 보수파들이 대처의 정신적 오빠였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을 감싸고도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영화를 본 캐메론 수상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나 우리가 왜 지금 이 영화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영화는 훌륭한 수상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노쇠현상과 치매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처 하에서 장관을 지낸 사람들은 영화에 대해 “흉측하다”거나 “대처는 영화에서 표현한 절반 정도도 히스테리컬 하거나 감정이 과도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대처를 ‘악마’라고 부르는 반대파들도 영화에 대해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영화가 한 때 “사회라는 것은 없다”라고 선언하고 무분별한 개인주의를 조장한 대처를 “영웅화 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이어 영화가 “나라를 이기적인 현대적 영국으로 만들어놓은 대처의 경제 및 사회정책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도대체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사악한 여자를 스타로 묘사할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반응들과는 달리 영화는 개봉 첫 주말 흥행 1위를 차지했는데 지난 2006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의 전기 ‘여왕’이 같은 기간에 벌어들인 액수의 3배를 기록했다.
한편 스트립은 영국 시민들의 찬반론에 대해 자기는 대처의 여러 정책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그의 삶을 깊이 파고들어가 그를 스크린에서 연기한 것은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스트립은 이 역으로 지난 15일 골든 글로브 주연상(드라마)을 받았다. 지난 12명의 오스카 여주연상 수상자 중 8명이 실제 인물 역으로 상을 탄 기록으로 볼 때 스트립이 오는 2월에 열리는 오스카 에서 다시 상을 탈 가능성이 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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