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지금까지 신물나게 들어온 단어가 있다면 ‘친이’와 ‘친박’이다. 대선에서 승리하고 총선에서까지 승리한 한나라당이 일도 제대로 못하고 ‘두나라당’이 된 채 지금까지 내부 대립각을 세워왔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국정의 동반자라고 선언했지만 친이계에 의해 찬밥 신세로 있다가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이 ‘친 아무개’들은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면서 깃발을 바꾸겠단다. 새천년 민주당도 천년은 고사하고 십년도 못가서 사라졌다. 이것이 한국 정치의 현주소이다.
171석이라는 다수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의회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국회의장마저 당대표 선거에서 벌어진 돈 봉투 사건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국회는 여론과 검찰의 눈치만 보고 있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기 당에 유리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 정의는 살아있다고 하고, 불리하게 진행되면 정치탄압이라고 외치는 기회주의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이 대통령의 정치력은 집권 초기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 시위로 벌써 한계점에 도달했었다. 초기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지 않는 바람에, 이에 단맛들인 야당의원들은 국회 등원보다는 시위 현장에서 얼굴 파는 정치 마담들로 변신했다.
사대강 개발로 치산치수의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일도 국민과의 직접적인 대화나 설득을 않았으니, 프로 데모꾼들에 의해 제대로 진척되질 못했다. 대통령은 여론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여론을 끌고 나가야한다. 때로는 국민들을 선동해야할 필요도 있다.
한국민들은 지금까지 진보 보수 양 진영의 대통령들을 다 겪어봤다. 양쪽 모두 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목격해왔다. 권력 앞에서는 민주투사라고 하던 사람들도 타락해서, 정말 그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었나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대통령 아들들만 해도 감옥에 갔다 온 사람들이 여럿이고, 속칭 정권실세들이 뇌물로 수수한 돈만으로도 세금인상 없이 서민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서민들은 카드 돌려막기로 빚 독촉의 순간을 모면해보려고 하는데, 이대통령은 인재 풀의 한계로 각료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국정쇄신이라 하면서도 개각 때마다 새로운 인재의 발탁 없이 지난번 그 사람을 다시 다른 각료자리에 앉힌다.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의 금품 수수도 심심찮게 보도된다. 좋지않은 형님 이야기에다 친구 이야기들도 보도되고 있다.
게다가 어느 외교관은 아프리카의 다이아몬드 광산에 정신이 다 팔렸고, 돈먹인 교육감은 풀려나고 돈먹은 후보는 구속되는 상식 밖의 판결에다, 왕따로 자살하는 청소년들에 나몰라라하는 교장 등 우리의 조국 구석구석이 피사의 사탑보다 더 기울어져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
4.19 의거 때 부상당했던 많은 사람들이 국회에 나타나 목발을 휘두르며 정치판을 뒤흔들었었다. 그래서 정치는 표류했다. 당시 대한민국의 국가 총생산량은 북한에 뒤떨어져있었음을 주목해야한다.
함량미달의 정치꾼과 데모꾼들로 인해 질서가 없어지면 도덕이 무너지고, 희망이 없어지면 공산주의 이념이 스며든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횡재한 사람이 곧 정치판의 바이러스 백신이라도 만들 것처럼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들도 각성해야한다. 그는 아직 정치판에서 검증 받은 것이 없다. 그러나 기성 한국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새로운 것을 찾고자하는 국민들에게 그는 한 가닥의 희망을 대변해 주고 있다.
둘러보면 그 사람이 그 사람인데도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한다. 보수 진영이 지난 대선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으니, 일반 국민들은 이제 ‘잃어버린 15년’이라고 해야 하나? 이래저래 국민들만 오랜 세월 희생양이 되었다.
폴 손/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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