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로 돌아가라!”
최근 텍사스, 달라스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인업주가 흑인손님에게 내뱉은 이 한마디가 한인과 흑인 간의 인종차별사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며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인의 인종적 발언에 자극받은 현지 흑인사회가 한인업소 불매운동 등 집단행동에 나선 가운데 경찰도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인들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이 사건이 제2의 LA폭동 사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며 조심스럽게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민족이 모여 사는 미국에 살면서 우린 하루에도 여러 번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언어와 문화는 물론이고 출신국가, 인종이라는 크나큰 벽이다. 때로는 보이지 않게, 때로는 드러내놓고 겪게 되는 이러한 차별들은 가끔 치욕에 가깝기도 하다. 이러한 차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은 노력과 진심을 기울이게 된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 지인들과 가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달라스 사건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한 쪽은 흑인 손님이 먼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며 자극했기 때문에 한인 주인의 언행은 당연했다며 옹호하는 입장이고, 다른 한쪽은 사건의 발단이 된 10달러 미만의 카드결제 금지는 너무했다는 입장이었다.
열띤 토론이 한참 진행되는 가운데 한 지인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얼마 전까지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던 그는 ‘방을 보고 싶다’며 찾아온 몇몇 흑인에게 ‘이미 계약이 됐다’는 거짓말로 돌려보냈다고 고백 같은 말을 했다.
이번 사건은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다. 이번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먼저 우리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어내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올해는 LA 폭동이 발생한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당시 소수민족으로서 한인들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가? 그 억울한 피해를 통해 얻은 교훈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진우 뉴욕지사 사회 1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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