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방송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방송 또는 방송국과는 꽤 인연이 있는 듯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제가 다니던 학교가 학교방송 시범 학교로 지정되어 어떨 결에 방송반에 들게 되었습니다. 보통 아이들보다 일찍 학교에 등교해서 음악을 틀어주기도 하고 조회시간에는 애국가 교가 그리고 조회가 끝나고 학생들이 교실로 들어갈 때는 씩씩한 행진곡을 틀어주는 일도 했습니다.
한번은 행진곡을 틀어야 할 때 행진곡 판이 오래되어 튀는 바람에 방송실에 있는 판들 중에 긴급히 행진곡을 대치할만한 음악을 찾아야 했습니다. 드디어 그럴듯한 곡을 찾아 용감하게 틀었는데 그게 춤곡의 일종인 폴카라고 선생님으로부터 야단을 맞은 일도 있었습니다. 이 방송반 생활이 제가 나중에 음악을 전공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후에도 방송극 제작에도 참여하여 아마추어 성우 역할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대학생 시절 방송국에 아는 선배가 있어서 진짜 방송국인 한국의 MBC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하고 방송국에 갔었습니다. 녹음할 때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간신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송이 나가던 날 저는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거의 한 시간 가량 열심히 녹음을 했는데 방송된 시간은 20초나 될까 말까 할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내 의견과는 아무 관계 없이 방송국 입장만 옹호하게 보이게 적당히 편집된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속이 몹시 상해 이 다음에 돈을 많이 벌어 방송국을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물론 이 꿈은 최근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구태여 돈을 많이 들여 방송국을 살 필요가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발달로 방송국에 안가도 전세계에 방송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껏해야 한 도시 정도만 커버하는 FM 라디오 방송국이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방송을 개인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돈은 그저 렙탑 하나 정도 장만할 돈 만 있으면 가능합니다.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유튜브는 매우 훌륭한 TV방송입니다. 유튜브에서 알려져서 유명하게 된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팟캐스팅이란 것이 있는데 정말 매력있는 방송 수단입니다. 저도 우연히 소설가 김영하씨의 ‘책 읽는 시간’ 이란 프로의 팟캐스팅을 듣고 작년부터 팟캐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미국 독일 러시아 심지어 리투아니아에 까지 청취자가 생겼습니다. 돈도 안 들고 국가의 방송윤리 위원회의 규제도 안받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인기 있는 정치 좌담 프로인 나꼼수도 팟캐스팅입니다. 옛날에는 돈이 많거나 인기 직업을 가졌거나 정치인, 명사들이나 나갈 수 있는 방송국이 누구나 마음먹으면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방송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조금 있으면 자신이 내고 싶은 책도 마음대로 세상에 소개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돈을 벌기는 힘들어도 신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불황에 힘 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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