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과 대선의 양대 선거를 치를 한국에서는 연초부터 정계개편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당의 목적이 정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서 몇 년 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칠 새라 여권과 야권 모두 이합집산을 도모하고 이름을 바꾸거나 교언영색의 각종 선전과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선거란 원래 과장과 허풍이 있기 마련이라 무엇이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번 선거, 특히 총선은 어느 때보다도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기에 제발 잘 치러져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과거 행적을 돌아보면 지금 하는 작태나 표방하는 것들이 여전히 득표를 위한 임시방편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가 있다.
그들 정치인이 말할 때마다 거창하게 내세우 듯 나라와 국민을 정말
로 위한다면 어째서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새삼스레 호들갑을 떨고 있는가? 환심을 끌기 위한 사탕발림이 분명하고 여와 야,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오십보백보이며 사돈 남 나무라는 꼴이다.
한국의 유권자가 유의해야 할 투표는 대선보다도 총선이라는 생각이다. 대선 당선자는 얼핏 보기에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임에는 틀림없지만 국회의 감시와 사법부의 견제가 살아있는 이상 국정을 독단으로 운영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예전과 달리 대통령이라도 국가의 권익에 배치되는 일을 하면 국민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사정이 다르다. 숫자도 300명 가까이로 많거니와 웬만한 비리와 부정은 초록은 동색이라고 동료의원들이 서로 감싸주기 때문에 들춰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연유로 제반 상황이 크게 향상된 현재까지도 선거제도만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채 똑같은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무지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결국 누구를 뽑을 것인가는 지역 유권자들에게 맡겨진 몫이며 그 결과는 전적으로 해당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져야할 책임이다.
이번 총선부터 재외국민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되어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되었다. 혹자는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큰 배려라고 감사하고 있지만 일부 정치성향의 인사나 단체는 몰라도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대다수의 한인들에게는 강 건너 불구경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한국의 현지실정을 잘 모르는 형편에서 누구에게 투표한다는 것은 오히려 우를 저지르는 일일 수도 있다.
재외국민 선거는 해외한인의 권익 보다는 정치권의 생색내기로 여야 정략의 들러리가 될 공산이 크며 자칫 그들의 2중대 노릇하기가 십중팔구이다. 벌써 속내가 뻔히 보이는 단체들이 생겨나고 이런저런 지지모임으로 한인사회가 찢겨지고 있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느 쪽이든 득표에 보탬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표를 깎아먹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약하겠지만 아직 한인사회에서 행세하는 부류들인 만큼 양화를 몰아내는 악화 노릇을 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각 정당은 총선에 나갈 후보 공천위원회를 구성하였으니 곧 선별작업을 마칠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후보를 내세워도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상대후보에 대한 갖가지 비방과 음해 그리고 허위사실 유포가 판을 칠 것이다. 이곳의 재외국민 유권자들은 꼼수나 악플에 쉽게 현혹되는 한국 유권자들에게 미국의 선진 민주주의를 한 수 가르쳐준다는 자부심을 갖고 공정한 판단으로 능력 있고 정직한 후보에게 투표함으로써 조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조만연/ 수필가,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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