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선녀가 필요해’로 시트콤 도전
"대중이 원한다면 잘 망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배우 차인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트콤에 도전하는 각오를 밝혔다.
차인표는 15일 오후 대치동 컨벤션 디아망에서 열린 ‘선녀가 필요해’ 제작발표회에서 "(잇따라 시트콤 출연 제의를 받으면서) ‘대중이 18년 동안 안 망가지고 버틴 차인표가 망가지길 원하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을 하기로 한 후 하루 있다가 다른 방송국에서 시트콤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내가 시트콤을 해야 할 때구나’라는 걸 느꼈다"라고 밝혔다.
KBS 2TV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는 우연히 지상에 머물게 된 선녀 모녀의 세상 적응기를 그린다. 차인표는 우연히 선녀 모녀와 얽히게 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 차세주를 연기한다.
차인표는 여느 배우 같으면 알려지길 꺼리는 캐스팅 비화도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차세주 역에 전광렬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제작사에서는 말을 안 했지만 광렬이 형한테 간 대본이란 걸 그래서 알았죠.(웃음)"
다른 배우에게 먼저 제안이 갔던 역할임에도 이 작품에 도전한 데는 그의 아내 신애라의 적극적인 권유가 큰 몫을 했다.
"아내가 집에서 보여주는 제 본모습을 시청자들에게도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아내는 제가 웃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웃기고 싶은 욕구’도 작용했다.
"올해 들어 뉴스를 보면 얼굴 찌푸릴 일이 많고 선거가 많아서 엄청난 일들이 날 텐데 연예인으로서 시청자들께 웃음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냥 웃음이 아니라 감동이 있는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매일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축복된 직업이 아닌가요. 시청자분들이 매일 보시면서 ‘저게 뭐야’ 하실 수도 있겠지만 따뜻한 웃음을 드리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는 "광렬이 형님이 이 역할을 안 한 걸 후회하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극중 세주는 점잖은 외양 속에 일탈하고 싶은 욕망을 품은 인물로 한때 배우를 꿈꿨으나 연기가 안 돼 쓴맛을 본 아픔이 있다. 그러나 자신을 닮은 연예인 지망생 아들 때문에 속이 썩는다.
차인표는 자신의 자녀는 연기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예전에는 못 느꼈는데 요즘 대본 연습을 하러 가서 신인 배우들이 쫙 앉아있는 걸 보면 짠해요. ‘얘네들이 얼마나 우여곡절 끝에 여기에 앉아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인생이 확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의 선택을 받는 직업이에요. 저는 운 좋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으며 잘 살았는데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내 아이들이 그런 자리에 앉아 있으면 가슴이 무너질 것 같습니다."
’선녀가 필요해’는 27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후 7시45분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