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여배우와 평범한 남자의 단꿈 같은 사랑.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여배우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된 세기의 톱스타 마릴린 먼로라면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영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여배우와 평범남의 짧은 사랑을 ‘불장난’으로 표현하기보다는 한 남자의 잊을 수 없는 첫사랑으로 잔잔하게 그린 영화다.
마릴린 먼로가 아니라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먼로의 매력적인 겉모습 뒤로 숨겨진 불안의 그림자를 비추며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하는 어린 남자의 순정을 그렸다.
먼로는 실제로 1956년 ‘왕자와 무희’를 촬영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다. 그때 영국 명문가 자제인 콜린 클락은 감독과 주연을 맡은 로런스 올리비에의 시중을 드는 ‘써드 어시스턴트’(조감독)을 맡고 있었다.
영화는 이 남자가 먼로와 함께했던 1주일을 회고하며 쓴 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생전에 먼로는 그에 대한 언급을 공식적으로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영화의 주인공 역시 먼로라기보다는 콜린 클락이라고 할 수 있다.
콜린(에디 레드메인)은 먼로(미셸 윌리엄스)를 처음 본 순간 그녀의 귀여우면서도 관능적인 아름다움에 매료되지만 애써 외면하려 한다.
하지만 촬영을 시작한 먼로가 올리비에 감독과 계속해서 갈등을 빚으면서 콜린은 먼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그녀 역시 콜린에게 호감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촬영장에 1시간 이상 늦기 일쑤고 걸핏하면 신경안정제를 다량 복용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먼로를 모두 견디기 어려워하지만, 콜린은 그녀를 감싸주려고 노력한다. 그러자 먼로는 정신적으로 불안할 때마다 자신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콜린을 찾기 시작하고 두 사람은 사람들 몰래 하루 동안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단꿈도 잠시. 촬영이 끝나고 먼로는 남편인 유명 극작가 아서 밀러에게 헌신하겠다며 콜린에게 그간의 일을 잊으라고 말한다.
영화는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순간을 호수에서 입맞춤하는 장면으로 보여줄 뿐, 그 이상의 묘사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톱스타를 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약에 취한 그녀를 조용히 옆에서 지켜주는 우직한 청년의 모습이 감성적으로 표현됐다.
미국의 여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50년 만에 부활시킨 먼로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즐겁다.
큰 재미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먼로를 추억할 만한 소박한 영화다.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 처음 성인 연기에 도전한 엠마 왓슨도 만날 수 있다.
29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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