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에서 한인 형제자매 5명이 끔찍하게 죽는 참극이 벌어졌다.
60대 초반의 남성이 누나 부부와 여동생 부부를 총격살해하고 그 자신도 목숨을 끊었다. 가족들이 동업으로 운영해온 사업체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갈등이 생기고, 이것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폭발했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가족 몰락으로 끝을 맺은 이들의 미국생활은 전형적인 한인 가족이민이었다. 먼저 이민 온 형제가 다른 가족들을 이민초청하고 그들이 미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이후 웬만큼 자리를 잡으면 서로 투자하거나 공동투자로 사업체를 운영하며 가족들이 똘똘 뭉쳐 이민의 뿌리를 내리는 모습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고속 성장에는 이런 가족 단위의 끈끈한 결속이 큰 몫을 했다.
한인들의 장점이자 힘인 끈끈한 정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좋은 예가 동업이다. 냉정한 계산과 판단을 토대로 해야할 동업이 종종 감정에 이끌려 시작된다. 그래서 나타나는 것이 주먹구구식 동업자 선정과 구두 계약이다.
한인들의 동업 파트너는 대개 ‘아는 사람’이다. 사업을 같이 할만한 자질이나 능력을 보기보다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동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친지, 혹은 같은 교회 교우 등이다. 그리고는 ‘아는 사람끼리’라는 이유로 계약서 작성을 생략한다. “우리 사이에 무슨” 하면서 악수하고 사업 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인사회에서 동업자간 갈등이 유난히 많은 것은 각자의 책임과 권리를 명시하는 문서가 없다는 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동업자 간 이해가 대립하기 마련이다. 저마다 자신이 일은 제일 많이 하고 돈은 제일 적게 가져간다는 식의 불만을 갖게 된다. 이번 애틀랜타 사건 역시 누나의 사업체에 돈을 투자한 용의자가 적정한 보상을 받지 못하면서 격노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때 법적 계약서가 있었다면 감정의 교통정리가 가능했을 것이다
함께 잘 살기 위해 시작한 동업이 성공하려면 계약서는 필수다. 이번 참극을 계기로 한인사회가 문서작성이라는 기본적 절차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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