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세차업소가 미 철강노조 산하 세차노조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LA시에선 첫 번째다. 21일 ‘버몬트 카워시’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LA시장과 함께 미산업별노조 총연맹(AFL-CIO) 리처드 트럼카 회장도 참석했다. 세차근로자 노조가입에 대한 관심을 말해준다.
협약의 내용은 별다른 게 아니다. 법정 최저임금 및 점심과 휴식시간 보장, 작업장 내 안전시설 보완 등 연방 및 주 노동법에 명시된 규정준수에 대한 약속이다. 종업원들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당할 것을 겁내지 않게 되었고 고용주는 불법파업이나 피켓시위 걱정을 덜게 되었다.
이 당연한 사안이 ‘뉴스’가 된 것은 세차장이 그동안 노동법 위반이 심각한 업종이었기 때문이다. LA카운티 내 1만8,000명 세차근로자 중 3분의 1이 불법체류자여서 추방위협을 무기로 터무니없는 저임금 착취가 버젓이 자행되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이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이 인권단체와 언론을 통해 폭로되면서 노동법위반 세차장 업주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었고 기소사례도 부쩍 증가했다. 앞으로는 세차근로자들의 노조가입도 늘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노조와 이민은 편한 관계가 아니었다. 노조는 저임금 이민근로자들이 미 근로자의 대우수준을 낮추고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이번 협약 체결식에서 트럼카회장은 “이것이 노동운동의 미래”라고 외쳤다. 합법이건 불법이건 이민근로자들을 끌어안겠다는 선언이다. 불법이민에 대한 착취가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노사갈등을 겪어온 버몬트 카워시의 한인 업주는 이번 협약이 “노사간 신뢰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일부 업주들은 노조가입의 부작용을 우려한다.
근로자를 착취하는 고용주가 있듯이 법을 악용하는 근로자도 있을 것이다. 착취와 악용은 경기가 나쁠 때 더욱 성행하기 마련이다. 고용주가 기억해야 할 것은 법을 준수하는 자세와 종업원을 아끼는 마음이다. 고용주가 떳떳하지 못하면 이를 악용하는 종업원이 생기기 쉽고, 종업원의 애사심은 종업원에 대한 고용주의 배려와 애정에 비례한다.
이번 협약체결이 한인 세차업계에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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